"전국 50만 마늘농가들의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마땅한 대체작목도 없는 판국에 이제는 무엇을 심어야 할지…".
31일 의성군 사곡면 의성동부농협의 마늘수매 현장.사곡면은 전국 최대 한지마늘 주산지인 의성에서도 마늘농가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 곳 마늘농민들은 지난달 16일 한.중 마늘협상 이면합의서 파문에 이어 29일 무역위원회가 농협중앙회가 건의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연장을 기각했다는 소식에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담배연기만 내뿜고 있었다.
그나마 농협이 시중가격보다 조금 높은 kg당 3천700원에 수매한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었다.
사곡면 화전2리에서 마늘 200접을 싣고 왔다는 김창배(61)씨는 "작년에도 400평을 줄여 마늘을 심었는데 올가을에는 또 얼마나 줄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늘농사를 포기할 수도 없고 계속 지을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마을 김종호(65)씨도 "사곡면은 일년농사 중 마늘수입이 80%에 달한다"면서 "농자금과 자녀 교육으로 생긴 부채를 갚을 길이 막막하다"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농협이 수매를 한다지만 농민들은 농가에서 보관중인 마늘 처분이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도시지역 대상인들이 발길을 돌린데다 마늘가격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마늘농 김문한(70.사곡면 공정리)씨는 "팔지 못한 마늘이 창고에 가득 쌓였다"며 어쩔줄 몰라했다.
올해 2천500평에다 마늘농사를 지었다는 노준석(60.사곡면 화전3리)씨도 "도시에 나간 자녀들이 이젠 마늘농사를 포기하라고 하지만 수십년 지어온 마늘농사를 어떻게 포기하느냐"며 하늘만 쳐다보았다.
시중가격보다 조금 높게 수매가를 결정한 의성동부농협도 수매마늘 처분 걱정은 마찬가지다.
이재섭 조합장은 "농협이 마늘농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높은 가격에 수매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중국산 마늘이 쏟아져 들어올 경우 수매한 농협도 큰 피해자"라며 우려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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