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자국이 선명한 앳된 용모의 10대 2명. 이들을 지난달 28일 발생한 검단동 택시기사 살인사건 용의자로 붙잡아온 북부경찰서 경찰관들은 하나같이 기가 막힌 표정들이었다.
10대들의 범행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대범한데다 뚜렷한 범행동기마저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
경찰은 초동수사 당시 피해자의 몸을 흉기로 난자한 점 등으로 미뤄 설마 10대들의 우발적 범행이었겠느냐며 숨진 기사와의 원한관계에 초점을 맞추기까지 했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뚜렷한 동기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수성구 범어동에서 택시를 탄 이들은 사건당일 목적지인 검단동 공장지역에서 택시기사 권모(61)씨가 택시비를 요구하자 바로 흉기를 꺼내 수십차례나 휘두른 것. 금품강탈 등의 목적도 없이 그냥 즉흥적 범행을 한 것.
경찰은 원한관계 및 인근 불량배들의 우발적 범행으로 나눠 수사를 하던 중 범행장소 인근에 사는 김모군의 행적이 며칠째 묘연한 점을 발견하고 소재 파악에 나서 결국 동대구역 인근 여관에 숨어있던 이들을 검거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아이들이 이런 짓을 저지를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범죄경력도 없는 아이들인데 참 기가 찰 노릇이죠"라며 경찰관들은 혀를 찼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범행동기와 관련, '사회가 미워서'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경찰서에 붙잡혀 왔어도 자신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크게 후회하는 기색도 없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두명 모두 단란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나면서 학업까지 중도에 포기하고 가정과 사회에 대한 불만을 키워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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