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리인준 부결 3당 반응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1일 장상 총리 지명자의 국회인준 부결을 "DJ식 파행인사를 질타하는 국민의 뜻"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의 표 이탈이 극심했다는 점에서 "정치공작 내지 시나리오의 일환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부결책임을 한나라당 탓으로 돌리자 "뒤집어씌우기 저질공세를 펴고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서청원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준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터져나온 한화갑 민주당 대표의 '신당창당' 발언을 볼 때 뭔가 다른 속셈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갖게 한다"면서 "정국을 흐트리고 혼란을 야기시켜 이회창 후보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특히 검.군 병역비리합동수사반에 참여했던 김대업씨가 31일 기자회견을 자청, '이 후보 부인인 한인옥씨가 장남 정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연루돼 있다'고 폭로한 것이 이번 인준안 부결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판단이다.

하순봉 최고위원은 "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다분히 처음부터 끝까지 음모적 시각과 공작적 차원에서 인준안을 부결처리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고 강재섭 최고위원은 "민주당 대표까지 나서 후보사퇴를 얘기하고 '백지신당'을 끄집어 내는 것은 한마디로 공당의 자기당착과 자기부정인 만큼 뭔가 공작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민주당이 총리인준 부결을 정략적으로 악용하면서 '장상씨가 안되면 이회창씨도 안된다'는 궤변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인준이 부결되자 이회창 후보는 사퇴하라느니 국정표류의 책임을 지라느니 특유의 어거지를 부리고 있다"며 "참으로 비겁하고 비열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민주당은 장상 총리임명 인준안 부결을 한나라당의 반대 때문으로 떠넘겼다. 정국파장을 최소화하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한 공세를 통해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부결 직후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연 민주당은 이낙연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아들의 병역문제와 원정출산, 호화빌라 문제, 부친의 친일의혹 등 장 지명자보다 훨씬 더 심각한 도덕적 흠결을 안고 있는 분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한나라당이 어떻게 부결시킬 수 있는지 혼란스럽다"며 이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로 나섰다.

민주당의 이같은 분위기는 1일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민주당은 장 지명자와 이 후보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비교한 문건을 내놓았다. 한화갑 대표는 "이 후보에 대해 그동안 제기되었던 각종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채정 정책위의장도 "이 후보의 5대 의혹은 장 지명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가 난다"면서 "총리직에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면 5년간 나라를 이끌 최고지도자에게는 더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주장하고 "이 후보는 당연히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의 '안기부자금 유용사건'에 대한 여론조사결과 58.7%가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등 이 후보를 겨낭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당지도부가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당지도부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자민련

자민련은 31일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명한데서 비롯됐다"며 총리 인준안 부결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일본을 방문중인 김종필 총재를 비롯한 5명의 의원들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고 표결에 참석한 김종호 의원 등도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어 자민련은 출석의원의 절반 이상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학원 총무는 "우리당 표는 찬.반으로 갈렸다"고 말했다.

유운영 대변인은 김 총재의 반응에 대해 "김 총재는 부결을 보고받고 '첫 여성총리를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장상 총리 지명자가 국회인준을 받지 못한 것은 국가적 불행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총리는 대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능력과 경륜을 겸비하고 철저한 검증을 거친 중립적 인사가 임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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