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스라엘 대학 폭탄테러 7명 사망

이스라엘 예루살렘 소재 히브루대학 교내 식당에서 31일 정오 무렵 폭탄 테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86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미국인 3명을 포함해 외국인이 5명이나 됐으며, 부상자 가운데서도 한국인 유학생 3명, 미국인 4명 등을 포함해 상당수가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슬람 과격단체 하마스가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이번 테러 발생 직후 안보내각 회담을 갖고 수시간내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으며, 하마스도 이번 일은 앞으로 있을 '10차례 공격'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밝혀 고도의 긴장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테러발생 상황=이날 폭발은 히브루대학 구내 '프랭크 시내트라 국제 학생센터' 안에 있는 식당에서 일어났다. 폭발 당시 점심식사를 하러온 학생들로 식당이 붐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학교는 학기가 끝났으나 시험을 보러온 학생들로 붐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경찰은 폭탄이 든 가방이 식당 중앙에 있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던 점으로 미뤄 자살 폭탄테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폭발사건은 팔레스타인인 1명이 예루살렘의 패스트푸드 가판대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 수명의 이스라엘인이 부상한 지 하루만에 일어난 것이다.

◇사상자 등 피해상황=이번 폭발사건의 부상자에는 한국에서 유학온 학생 3명이 포함됐다고 한국 외교통상부 재외국민보호센터가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부상자는 권성달(히브리 언어학과), 장세호(성경학과), 유갑상(현대 히브리어 연수과정)씨 등 3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장씨와 권씨는 크게 다쳤고, 유씨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자세한 상황은 파악중에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7명의 사망자 가운데 2명은 이스라엘인이고 나머지 5명은 모두 외국인이라고 보도했다. 86명의 부상자에는 미국인 등 상당수 외국인과 유대인, 아랍인 등이 포함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새로운 형태의 테러 가능성=이번 폭탄테러 사건은 공공장소에 설치된 폭탄에 의한 것으로 지난 2년간의 다른 자살폭탄 테러사건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임으로써 팔레스타인 테러 전술에 '대변화'를 예고하는 것인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테러 전술에 완전한 변화를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대학 교내라는 보안상의 약점을 이용해 한 번 테러 공격을 감행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테러가 발생한 히브루대학의 스코푸스 산(山) 캠퍼스는 동(東) 예루살렘에서 주위가 온통 팔레스타인 거주민으로 둘러싸인 '유대인 고립지대'.

지난 2년간 70여차례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유혈충돌은 거의 자살폭탄테러인데 비해 이번 사건은 사람들이 붐비는 식당에서 자폭테러범 없이 수행된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팔 정부 및 국제 반응=이스라엘 내각은 히브루대학 테러 발생 직후 긴급 회담을 갖고 수시간내 즉각적으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성명을 내고 "히브루대학에서의 공격에 대해 절대적으로 비난한다"면서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테러의 이같은 순환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 하마스는 성명을 발표하고 히브루대학 폭탄사건은 지난 주 이스라엘이 저지른 가자시티 공습에 대해 보복으로 하마스 산하 무장단체인 에제딘 알-카삼 여단이 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히브루대학 폭탄테러에 대해 "가능한 가장 강한 용어로" 비난했으며,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테러종식 정책을 따르지 않는 "관리들을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말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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