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가을이 왔다.

한 인간이 오고 있다.

다시 가을이 왔다.

그는 숨쉬기 위해 물과 하늘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동네는 물 위 별자리로 올라 온다.

사방에서 돌덩이를 벗은 생명체들이 첫 그림자를 세워보고 있다. 형상이 살아나는 즉시 구름은 뜨고 사람은 기어가고 시간은 일생을 지워버린다.

모든 뿌리들이 생명나무를 꿈꾸기 시작한다.

- 신대철 '서시'

시를 읽을 때 단지 한 구절이 좋아서 애송하는 경우가 있다. 이 시도 1, 2 행이 읽는 이의 마음을 때린다. 가을이 오고 가을과 함께 오는 한 인간은 누구일까? 애인, 그리움, 추억 아니면 형이상학적 진리….

세째 연의 "동네는 물 위 별자리로 올라온다"는 구절은 최근 홍수로 물에 잠긴 남쪽 어느 마을을 상기해 보면 이해가 쉽다. 그 마을을 단지 인간이 거주하는 마을만이 아니라 사색과 사유가 살고 있는 정신의 마을로 생각해보자.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관장 망신주기' 논란과 관련해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응원하며 이 대통령의 언행을 비판했다. ...
정부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통해 대구 시민의 식수 문제 해결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당...
샤이니의 키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을 받고 있는 '주사이모'에게 진료를 받았다고 인정하며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SM...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