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태재단 연세대 기증

그동안 처리방안을 놓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돌았던 아태평화재단이 연세대로 기증될 것으로 보인다.김대중 대통령의 정계복귀 발판이자 햇볕정책의 산실로 김 대통령이 퇴임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문제 등을 연구하는 기관으로활용하려던 아태재단은 김 대통령의 차남이자 재단 부이사장인 김홍업씨와 이수동 상임이사 등이 비리로 구속되면서 정치권과 여론으로부터 폐쇄 압력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 대통령은 몇가지 조건을 내걸고 연세대측에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조건은 아태재단이 안고 있는 부채와 자산을 모두 연세대가 인수하고 김 대통령이 퇴임 후 재단 건물의 사무실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면서 일단 부인하고 있으나 연대측은 김 대통령이 기증 의사를 타진해왔음을 확인하면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기증을 위한 물밑작업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있음을 시사했다.

연대측은 아태재단을 기증받은 뒤 활용방안으로 「대통령학 연구소」나 「현대정치사료관」 등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통령을 포함한 역대 대통령들의 통치사료와 정치역정 등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모아 학문적 연구산실로 만들거나 한국 현대정치사의사료관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이 아태재단을 연세대에 기증하기로 한 정확한 배경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자신의 분신과 다름없는 아태재단을어떤 형태로든 흔적을 유지하고 싶다는 희망 때문이라는 것이 청와대 주변의 관측이다.

여기에다 김 대통령이 아태재단과 완전히 절연하지 않고 퇴임후 재단 건물의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나름대로 활동공간을 확보할 수있다는 점도 상당한 고려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기증이 아태재단과 김 대통령간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차단하고 연대세가 의도하는대로 순수한 연구기관으로 재탄생을 가능케할지는 아직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연세대로 기증하더라도 여전히 재단건물내에서 상주할 김 대통령의 영향력을어느 정도 차단하느냐에 따라 「순수 연구기관으로의 재정립」이라는 목적의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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