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동쪽 하늘로
팔을 길게 뻗는 것은
그쪽으로부터 걸어오는
가장 아름다운 사람
보다 그분이 오시기 전
더 아름다운 한참의 하늘빛
그것 때문이다
나무가 저린 몸으로 서서
서리 속에 눈비 속에 팔을
높이 들고 있는 것은
구름 보자기 감싸인 달
보다 더 잠 못 들게 하는
그 위의 서럽게 깊은 하늘
그것 때문이다
나무는 달이 하늘로 걸어
올라가는 길이다.
내가 사는 집의 마당에서
이성선 '하늘길'
이성선의 탯줄은 자연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는 나무를 통해 아름다운 하늘에 가고 구름에 쌓인 달보다 더 잠 못 들게 하는 깊은 하늘로 가기 때문이다.
남들은 갈 줄 몰라 헤매는 그 길을 그는 다락방처럼 쉽게 갈 수 있다.
그 길이 그의 집마당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에 대한 무상출입증을 지닌 시인이었다.
권기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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