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험금 타내기 사기가 판친다

ㅈ씨 등은 자신들이 경영하는 의류창고에 불을 지르기로 공모, 2001년 창고안에 설치된 무인경비 적외선 감지기를 옷으로 가린 후 종이상자에 불을 붙여 창고를 전소시켰다.

그 후 화재보험금 11억여원을 지급해 달라고 보험사에 청구했다 최근 방화에 의한 보험금 편취미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보험사고 가공, 고의 보험사고 등 '보험사기'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보험검사국에 따르면 작년 보험사기 적발건수는 5천757건에 금액은 411억3천200만원. 2000년 4천726건(314억2천100만원), 2001년 5천749건(404억4천만원)에 이르는 등 매년 증가추세다.

금융감독원은 "실업률 상승, 차량을 이용한 보험사기조직 증가, 보험사의 계약심사기능 취약 등이 보험사기 증가의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2002년 적발된 보험사기의 유형 및 특징.

▲ 차량 이용 보험사기 절반 넘어=운전자 혹은 사고차량을 바꿔치기 하는 등 차량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전체 보험사기의 55.5%인 3천196건을 차지했다.

자동차를 매개로 해 보험사기를 일으키는 것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통한 보험사기 수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그 중 운전자 바꿔치기 적발건수는 전체의 45.8%인 2천637건, 적발금액은 전체의 27.6%인 114억원을 각각 기록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험계약자 중 상당수가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26세 한정운전특약' 등 피보험자 한정운전특약에 가입한 후 피보험자가 아닌 사람이 운전을 하다 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 무면허운전 등의 경우엔 사고에 따른 형사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또는 피보험자한정운전 특약위반 경우엔 보상을 받기 위해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보험사기 건당 평균금액에서는 고의보험사고가 2천300만원으로 전체 평균금액 700만원의 3배가 넘어 최고를 기록했다.

▲ 손해보험이 압도적으로 많아=2002년 보험사기 적발건수 5천757건 중 손해보험이 5천673건으로 98.5%, 생명보험은 84건에 1.5%를 각각 차지했다.

생명보험 경우 적발건수는 적지만 금액은 높아 건당 평균금액이 6천800만원으로 손해보험 600만원보다 10배이상 높게 나타났다.

손해보험은 방화 등 보험목적물을 훼손하거나, 차량 등을 이용해 불특정다수인을 상대로 손쉽게 고의보험사고 유발 등 다양한 유형의 범행이 쉽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지난 해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사람은 1천908명으로 2001년 2천1명에 비해 4.6%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구속이 479명으로 전체의 25.1%를 차지했으며 입건 772명(40.5%), 무혐의 296명(15.5%), 수배 189명(9.9%), 수사중 157명(8.2%)으로 각각 나타났다.

▲ 20, 30대가 많아=보험사기 관련자 중 20∼39세의 연령층이 전체의 67.3%를 차지한 것도 주목을 끌고 있다.

20∼29세의 연령층이 전체의 36.9%, 30∼39세의 연령층이 전체의 30.4%였다.

40세 이상의 보험사기는 전년대비 34.6% 증가했으며, 20세 미만자에 의한 보험사기는 전년대비 94.5% 감소했다.

금감원은 "20, 30대 연령층이 많은 것은 외환위기 이후 취업난 심화와 고용불안 등으로 이 계층의 경제사정이 악화된데다 차량을 이용한 보험사기를 저지르기 쉬운 여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사기 관련자 중 남성이 74.3%, 여성은 25.7%를 차지했으며 2000년 이후 여성의 비중이 증가추세다.

직업별로는 무직자가 전체의 25.9%(495명)로 가장 많았다.

▲ 심사기능 강화 등 대책 시급=금융감독원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보험사의 계약인수단계에서 심사(Underwriting)기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보험사기 의도가 있는 불량계약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뜻에서다.

또 보험사기 다발분야에 대해서는 지속적이고 강도높은 조사를 실시, 보험사기 폐해를 줄이고 보험사기 예방효과를 높이는데도 애쓰고 있다.

보험사기 적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더불어 보험사기 유형 및 대처요령을 담은 홍보물을 제작·배포하는 등 홍보에도 치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경찰 등 수사기관과 연계, 보험사기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보험사의 보험사기방지체계를 확립하는 등 보험사기를 뿌리뽑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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