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설> 정상회담 앞서 '美불안' 달래기 총력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활동의 핵심은 한미정상회담이다. 뉴욕에서의 이틀간의 일정을 거쳐 13일 오전(한국시각 13일 밤) 워싱턴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자신과 참여정부에 대해 불안해 하는 미국내의 일부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첫 일정인 미 상공회의소와 한미 재계회의 공동주최 오찬에 참석, "신뢰는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은 물론 국가간 관계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며 신뢰구축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에 대한 지나친 애정공세'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수위가 높아져 갔다. 이날 오찬에서 토마스 도노휴 미 상의회장이 미국과 워싱턴에 대한 첫 인상을 묻자 노 대통령은 "어제 만난 경제지도자들은 내가 열심히 얘기하니까 마음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이 마음이 움직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미국에 올 때는 머리로 호감을 가졌으나 이틀이 지나면서 마음으로 호감을 갖게 됐다"며 미국에 대한 친밀감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자신에 대해 '반미주의자'로 생각하는 미국내 일부 시각을 의식한 의도적인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정상회담의 핵심쟁점인 북핵문제 대해서도 '북핵불용'이라는 기존 표현을 넘어서 제거해야한다는 강한 표현을 사용, 미국과의 코드를 맞추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전날의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에서는 '미국이 한국을 도와줘야 한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북핵문제 등에 대한 기존입장을 고수하지 않고 미국측 입장에 접근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한 것은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가 북핵문제와 한미동맹관계 등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3일 워싱턴정가에서 보는 회담 전망은 불투명하다. 특히 30분이라는 짧은 정상회담으로 북핵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고 합의를 도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는 차원 이상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미국에 도착하기 전 가진 기내간담회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높은 목표치를 설정하기에는 좋지 않은 환경"이라며 기대치를 낮추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동포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내일 있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면서도 "아직도 걱정을 차마 다 털지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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