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적조

지난 12일 부산의 국립수산과학원이 밝힌 그 전 일주일간 연근해 연안의 수온분포에 따르면 대화퇴어장은 평균 18.5℃로 예년보다 2℃나 높았고 포항은 1.8℃, 울릉도는 1.4℃ 상승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도 구룡포 방파제 외곽에서 측정한 지난 9~15일 수온이 평년보다 0.7℃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6월 들면서 전국 연근해 연안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은 고수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고수온 현상과 냉수대, 적조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고수온 발생 원인

바닷물의 수온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해류(海流)'이다.

올해 이상 고수온 현상은 예년에 비해 일주일 이상 빠른 것으로 쿠로시오 난류가 일본 규슈와 대마도를 거쳐 급북상하는 이상 해양현상 때문에 발생했다.

매년 8~10℃정도의 냉수대가 2, 3번 찾아오는데 반해 올해는 아직 표층까지 냉수대가 올라오지 않은 것도 한 이유다.

냉수대는 여름철 연안에 주변해역보다 수온이 5℃ 내외의 차가운 해수가 출현하는 것을 말한다.

여름철 동해 연안의 80~100m 깊이에는 수온 2, 3℃의 고유냉수가 존재하고 있다.

남동계절풍과 지구자전 등의 요인에 의해 연안쪽 표층의 물이 외해 측으로 밀려가고 그 공간에 아래층에 있던 냉수가 표층으로 올라와 냉수대가 생긴다.

냉수대는 보통 5.8∼6℃로 온도가 유지되지만 냉수대 피해가 컸던 작년의 경우엔 3℃까지 관측되기도 했다.

◇어장에 미치는 영향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수산관리과 김상한 과장은 "연안 양식어장의 고기들은 하루 수온 편차가 3℃ 이상 차이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이때 물고기들은 먹이를 먹지도 않을 뿐 아니라 먹이를 먹더라도 소화를 시켜내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보통 30~50m 깊이의 수온 형성이 어황과 연관이 있다.

하지만 수온이 약간 높으면 오히려 연근해 오징어, 고등어 등 난류성 어장형성의 이점도 있다.

"보통 18℃ 내외의 수온이 유지되는 이맘 때쯤 바다수온이 0.7℃정도 높다고 해서 큰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힌 김 과장은 다만 8월말~9월10일 사이 수온이 25~26℃를 나타낼 때는 1℃ 높아지는 게 적조의 확산과 어병발생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구룡포어병관리센터는 작년 1~10월말까지 경북 동해안에서 발생한 유해성 적조와 냉수대, 어병(魚病) 등으로 폐사한 양식어는 480만여 마리로 피해액이 63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폐사 원인은 △어병 354만 마리(50억원) △유해성 적조 105만 마리(8억3천만원) △태풍 14만 마리(2억원) △냉수대 5만 7천여마리(2억원) 등이었다.

◇고수온과 적조

6월의 바닷물 고수온이 적조의 원인인 플랑크톤의 이상 증식을 일으킨다고는 볼 수 없다.

적조는 9월의 수온이 높게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지난 1995년부터 적조와 냉수대와의 상관관계를 관측한 결과 냉수대가 심하면 바닷물의 활발한 이동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자랄 수 있는 영양염류가 많아져 적조가 심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995년에 이어 포항∼울진지역까지 냉수대가 이루어졌던 작년에 적조발생이 특히 심했던 것도 이 때문. 그러나 올해는 냉수대가 발달하지 않았으므로 적조가 발생하더라도 약할 것이라고 했다.

또 냉수대 발생을 촉진시키는 남동풍 대신 포항지역의 경우 북동풍이 열흘 이상 지속돼 적조의 규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13일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열린'적조방제 점검 사전대책회의'에서도 올해는 유해성 적조가 예년보다 다소 적은 규모로 8월 중순께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봄철 잦은 비로 육지의 영양염류가 이미 많이 바다로 유입, 식물성 플랑크톤에 의해 소진된 것도 적조발생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해안 적조는 2002년을 제외하고는 1995년부터 격년 주기로 발생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올해는 주로 대규모 적조피해가 나타났던 홀수해로 여기에다 8월에 이상 고수온 현상까지 덧붙여진다면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고 보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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