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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통폐합 운동 불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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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교육이 살아야 기초자치단체의 장래가 있다'.

경북도내 일선 군(郡)과 학부모 등이 각자 해당 기초자치단체내 우수학교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는 참여정부가 내건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어젠다와 맞물려 가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어 적잖은 성과가 기대된다.

실제로, 일찍이 이 시민운동에 들어간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그 효과가 나타나 탄력을 더하고 있다.

◇통.폐합 논의 한창

군내 25개 초.중.고 운영위원장과 학부모대표, 읍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영덕교육발전추진위원회'가 주축이 돼 통폐합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목표는 면(面) 단위 영세 중.고교를 역내 중심 중.고교에 통.폐합시키는 것.

지금처럼 학교당 수십명 내외의 학생으로는 면학 분위기가 떨어져 우수 자원들이 포항 등 도심으로 떠나가게 되고, 이에 따라 영덕교육 현장은 공동화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이 운동에 불을 지폈다.

이 운동에는 최근 들어 많은 주민들도 가세, 전례없는 관심을 보여 활기를 띠고 있다.

통폐합 방향은 개교 수십년 된 영해고와 영해여정보고, 영덕종고와 강구정보고를 각각 통합하고, 창수.병곡.축산중 등 북부 3개 중학교를 영해중에 묶으며, 지품중을 영덕중학교에 통.폐합하는 안.

'영덕교육발전추진위' 남중오씨는 "교육여건이 열악해 공부 잘 하는 학생들 경우 어릴 때부터 모두 도시로 나가는 이같은 현실에서 영덕의 장래는 암담하다"며 이에 따라 영덕에 우수학교를 육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데 군민들이 적극 동참, 매우 고무적이라고 했다.

영덕군도 이 운동에 깊숙이 발을 들여 놓고 있다.

군 관계자는 "매년 영덕군 인구가 1천여명씩 줄고 있는데 이중 600여명은 교육때문에 외지로 전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교육정상화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통.폐합에 주춤했던 영덕 일선 교육계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23일에는 10개 초등학교 교장단이, 24일에는 영덕 등 10개 중학교 교장들이 회합, 통.폐합 건을 논의한 것.6월 현재 영덕군내 재학생은 10개 중학교 1천262명, 5개 고교 860명으로, 도시의 한 학교 규모보다 적어 수년전부터 통폐합 얘기가 나왔으나 매번 '우리 지역에 학교를 없애면 안된다'는 지역여론에 밀려 공론화되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통폐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데 무게가 더 실리면서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영덕교육발전추진위는 통합학교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2006년까지 영덕교육발전재단법인 기금 30억원을 조성, 장학금과 교사 사기진작 격려금 등으로 사용키로 이미 결정해 놓고 있다.

◇통합의 실리

우선 예산을 거점학교에 집중 투자할 수 있다.

기숙사를 포함한 현대적 교육시설, 첨단 교수기기를 갖출 수 있는 것. 또 우수교사를 배치받을 수 있어 질적 양적 경쟁력을 꾀할 수 있다.

영양군이 대표적인 사례다.

영양고가 지난 96년 전국 최초로 농어촌중심학교로 지정받아 기숙사와 냉난방을 갖춘 도서관을 완공하는 한편 교사들에게 특수목적고(과학고 등)와 같은 인사상 혜택을 부여하면서 교육질이 높아진 것. 그 효과로 몇년전부터 영덕군 영해중 졸업생들이 코앞에 있는 고등학교를 놔두고 영양고로 진학하고 있는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영양 경우 영덕보다 지역여건이 더 열악한 점을 감안할 때 영양고 육성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울진군도 지난 98년 울진종고와 울진여고간, 울진중과 울진여중간 통합후 교육환경이 개선돼 4년제 대학진학이 늘어나 일선 교육계에서 우수학생 배출 성공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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