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25전쟁 정전 50주년 '전쟁과 평화'어색한 공존

오는 27일은 민족 최대비극인 6.25전쟁이 '휴전'이라는 이름으로 막을 내린 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최근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지난 17일 비무장지대에서는 북한군과 남한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반면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는 예전과 같은 긴장감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최근 민주노총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김일성.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동영상이 게재됐고 서해교전 참전 병사들을 '악마'에 비유한 글이 인터넷에서 유포돼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다.

◇끝나지 않은 전쟁=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체결된후 북한은 지금까지 대포동 미사일, 화학무기에 이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 왔다.

또 지금까지 4천500여명의 무장간첩을 남파하고 해상경계선을 6천여회 침범했으며 정전협정을 9만여건 위반했다.

전쟁의 상처 또한 가시지 않고 있다.

120만 이산가족이 지금도 혈육을 찾아 헤매고 있고 전쟁 때 입은 부상을 앓고 있는 노병들도 수백명에 달한다.

그러나 상당수 국민의 기억 속에서 6.25는 빛을 바래고 있다

극소수이긴 해도 북한체제를 동경하거나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는 이들도 있다.

박병룡 대구 재향 군인회장은 "제2의 6.25를 막기 위해 우리는 6.25의 상처를 잊지 말고 튼튼한 국방력을 갖추며 전쟁 영웅을 예우하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전일을 국가기념일로 바꿔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비정부기구와 종교단체들이 '정전 50년 평화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 평화대회 선포식을 가졌다.

조직위원회측은 "앞으로 7월을 '평화의 달'로 선언하고 정전협정 조인일인 27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운동을 벌여 나가겠다"며 "오는 27일에는 임진각에서 '정전 50년 한반도평화대회'를 개최해 평화선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화를 위한 대안 찾기=정전 50주년을 맞아 학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학자들은 '정전은 전쟁의 끝'이 아니라는데 뜻을 같이하고 불안한 '정전협정'의 내용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안 찾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북한 핵위협으로부터 불거진 한반도 위기에 관한 해법찾기가 가장 활발하다.

26일에는 서울에서 '정전 50년, 한반도를 평화의 중심으로'를 주제로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모리 요시노부 일본 평화학회 규슈 사무국장, 월든 벨로 필리핀대학 교수 등 석학들이 참여하는 한반도 국제평화포럼이 열린다.

휴전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국내외에서 마련되고 있다.

27일 오전 9시에는 UN연합사령부 주관으로 판문점에서 정전협정 조인 5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를 비롯한 각국의 주요인사들이 참석한다.

서울시 용산동의 전쟁기념관에서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10월말까지 특별사진전이 열려 국내외에서 수집된 다양한 사진과 관련 유물 및 영상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6.25 전쟁 당시의 피난민 생활상 사진물을 비롯해 1950년 9월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보낸 소련군 파병요청 서한, 1999년 연평해전 당시 북한군 유물 등이 공개되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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