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선수단 철수'발언...경비 허점은 없나

북한 선수단이 "남측 행동에 불안감을 느낀다"며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단 철수 불사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이번 대회 경비 책임을 맡고 있는 국정원과 경찰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위 정보를 사전에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거나 현장에서도 상황을 제빨리 판단하지 못해, 결국 폭력 사태까지 이어지게 함으로써 U대회를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것.

26일 오전 월드컵경기장 주변에서 발생한 한 교회 신자들의 '확성기 비방 시위'는 이미 광주에서 시작돼 부산을 거쳐 왔으며 대구는 다음 차례로 예정돼 있었는데도, 경찰은 사전 정보 수집과 통제를 해내지 못해 양측이 맞닥뜨리는 결과를 빚었음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대구에 올 것을 몰랐으며, 확성기 방송이 시작된 후 112순찰차가 뒤늦게 발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4일 미디어센터에서의 사회단체원 및 북한 기자들간 충돌 때도 경찰은 허술했다.

이 건의 경우 경찰은 사전에 사회단체의 동향을 파악, 경비 경찰 200여명과 사복경찰관 50여명을 현장에 대기시켜 놓았으나 충돌은 막지 못했다.

당시 북한 기자들은 사회단체의 기자회견 시작 장면을 보고 "중지시키라"고 1차 요구, 폭력사태가 충분히 예상됐었다.

하지만 북한 기자들이 그 7분여 뒤 완력 행사를 시작했는데도 북한 기자 근접 경호를 맡은 국정원은 물론, 외곽 경비를 맡은 경찰 누구도 손을 못썼다.

두 기관은 사건 발생 이후 "북한 기자 보호는 국정원 책임" "시위 대처는 경찰 업무"라며 책임 소재를 놓고 엇갈린 주장만 펴고 있다.

한편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26일 대구를 찾아 "U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이 안심하고 경기할 수 있도록 경계경비를 강화하라"고 특별 지시, 뒷북 대처라는 비판까지 유발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