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인공 '프로도'는 중간계에서 가장 약한 종족이다.
난장이인데다 특별한 능력도 없다.
보통의 영화나 소설에서라면 '아라곤'같은 헤라크레스형 전사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인류 역사를 영웅 중심으로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반민주주의적이다.
역사 속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들은 초인에 가깝다.
나폴레옹, 알렉산더, 징기스칸 등 역사를 장식하고 있는 인물들은 엄청난 능력을 갖고 여러 난관을 뚫어가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역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이름이 나타나지 않는 민중들이다.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건물이 지어지고 문명이 만들어진다.
이들의 피로 전쟁이 치러지고 승리의 환호도 가능해진다.
한 사람의 영웅이 만들어내는 문명이나 승리가 아니라 민중들이 일궈낸 업적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개인들도 역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적극적인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흔히 생활 속에서 원하지 않았던 일들 때문에 원하는 삶을 방해받기도 하고,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면서 사회와 역사는 보잘것 없는 개인들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거라고 치부하기 십상이다.
그러면서 그 역할을 영웅에게 넘긴다.
하지만 영웅은 결국 대중의 선택을 받은 존재라는 점 외에는 개인들이나 다를 바 없다.
그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많은 사람들이 문명을 만들어냈고 수도 없는 승리를 이끌어냈다.
얼핏 영웅의 판단이 역사의 방향을 결정한 것이고 대중은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질 수 있지만 대중의 선택을 받지 않으면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역사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대중이 되는 것이다.
대중을 설득해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중의 뜻과 바람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외면한다면 아무리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역사의 전면에 드러날 수 없다.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영웅의 지도력이 역사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본다면 사회와 역사의 주인은 다수 대중이라고 할 수 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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