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썬앤문 의혹 몸통은 노 대통령"

한나라당이 썬앤문 그룹의 감세청탁 로비의혹 사건의 '몸통'으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지목,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같은 공세는 불법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도덕적 비판을 노 대통령쪽으로 분산시키는 동시에 대선자금 특검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검찰이 한나라당의 대선자금만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고 있지만, 불법 대선자금은 결국 한나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 대통령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안간힘이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썬앤문 그룹 문병욱(文炳旭)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함께 한 사실을 집중적으로 물고늘어지고 있다.

정치자금 제공에 대한 답례 차원의 만남이 이라는 것이다.

박진(朴振) 대변인은 "문씨가 청와대 별도 식사자리에 초대받았다는 것은 이광재(李光宰)씨와 여택수(呂澤壽)씨를 통해 엄청난 '검은 돈'을 제공한 데 대한 보답 차원일 것"이라며 "노 대통령은 초청 배경과 대화내용 등 모든 거래관계를 고백하라"고 말했다.

이재오 사무총장도 "문 회장이 지난해 12월 5, 6일 부산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노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다음날인 7일 경남 김해에서 노 후보의 수행팀장이었던 여택수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에게 3천만원을 줬다"며 "이상에 근거해 볼 때 썬앤문에 대해 감세청탁을 한 사람도 노 후보이고 대선당시 불법자금을 받은 것도 노후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도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검찰 수사에서 썬앤문 그룹과 관련해서 제기했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세풍'(稅風) 사건이며, 이 하나만으로도 대통령이 하야 해야 할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썬앤문의 자금만 갖고도 노 대통령측의 불법자금이 한나라당의 불법자금의 10분의 1을 충분히 넘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한나당의 공세에 민주당도 가세했다.

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문씨의 청와대 식사회동은 '썬앤문 게이트'가 측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측근들의 뒤에 숨지 말고 썬앤문 게이트에 대해 직접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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