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바데이트-"봉사기회로 인해 마음은 부자"

"가진 것 없는 부족한 제가 7분의 1의 영광을 가졌으니 오히려 기쁨이죠. 세상에는 수많은 부자들이 있지만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봉사를 할 기회를 주신 이 분들로 인해 제 마음이 부자일 수 있어 행복합니다".

'사랑하나 공동회' 서영자(64) 회장은 목요일만 되면 행복해진다고 했다.

'나눠주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 알게해준 동대구역의 사람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술 마시고 행패를 부리던 노숙자들도 서씨에게만은 온순해지며, 주름살 깊게 팬 어르신들도 그녀 앞에서는 활짝 미소가 번진다.

서씨의 '밥 퍼주는 봉사'는 뱃속의 허기를 달래줄 뿐만 아니라 사랑의 허기까지 달래주고 있기 때문이다.

서씨는 동대구역 노인들과 노숙자들에게 밥은 물론이고 옷가지와 이불 등 필요한 것들을 닥치는 대로 가져다 나르면서 성경도 가르치고, 함께 노래도 부르고, 말동무도 되어주는 등 물심양면의 사랑을 함께 실천하고 있다.

이런 서씨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이 이제는 온 가족.친지들에 전염(?)돼 남편과 시아주버니까지 무료급식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도 빵 살 돈이 모자라 고민하다 시치미 뚝 떼고 쇼핑을 한 후 남편에게 계산을 하라고 했죠. 처음에는 이런 문제 때문에 가끔 남편과 다투기도 했지만 이제는 둘도 없는 저의 든든한 후원자입니다".

서씨의 봉사활동 때문에 매주 목요일이면 저녁을 굶어야 하는 그녀의 남편. 하지만 군말없이 서씨를 응원해 주고 음식 운반까지 도와주는 등 외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서씨는 남편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서씨의 갑신년 새해 소망은 더 많은 봉사를 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서씨는 "동대구역 인근에 조그마한 사무실이라도 한칸 마련해 매일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싶다"며 "제발 새해에는 배곯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봉사활동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기원했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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