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대구시 이제는 뛰어라

"목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로 정했는데 공무원들이 진정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뛰었는지 궁금합니다.

경제살리기에 대구 공무원들은 경북 공무원들보다 오히려 덜 답답한 것 같아요".

최근 지역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발벗고 나서고 있는 '무시할 수 없는' 한 정치인이 대구시의 공무원들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은 말이다.

갈수록 추락하는 지역경제의 회생을 위해 자신의 힘이 닿는 데까지 어떤 식으로라도 도와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의 안타까운 심정은, 비단 그뿐만 아니라 대구에서 그런대로 기업한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쉽게 들을 수 있는 하소연이다.

대구시의 시정 목표는 지난 95년 민선체제 출범 이후 변함이 없다.

기업하기 편한 도시를 조성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통'이란 별명을 들었던 문희갑 전 시장은 물론 민선3기를 책임진 조해녕 대구시장 체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올해로 10년째 '경제'를 외치고 있는데도 대구의 경제상황이나 경제지표는 나아지기보다 오히려 나빠진 측면이 적잖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대구를 외면하고, 외국자본이나 외국기업체가 대구를 투자처로 찾지 않는 배경에는 그만큼 대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기업하기 불편했거나 아니면 기업하는데 별다른 이점이 없음을 반증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해석하고 있다.

또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대구시 공무원들의 '반(反)기업적 정서'가 한몫했다는 지적들도 많다.

오죽했으면 부임한 지 1년도 채 안된 김범일 정무부시장까지 나서 '공무원들의 반기업 정서 타파'를 역설하기에까지 이르렀을까.

공무원들이 규정과 절차를 따지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시간과 때'가 중요한 기업들에게 '가급적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보다 '가급적 되지 않는 방향'으로 마음 먹으면 그만큼 어려워지는 것이 기업의 생리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식으로 버티면 누가 기업하려 하겠는가.

지난해 중국방문때 기업유치를 위한 중국 지방정부들의 피나는 노력들을 직접 확인하면서 대구시의 상황과 비교, 크게 실망했던 조 시장이 해가 바뀌자마자 그간 3개월 넘게 해결을 보지 못하던 대구 최대의 외국인기업 '대구텍'의 전력난 해소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은 공무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잖을 것 같다.

새해에는 시장보다 더 잘 뛰는 공무원들을 보고 싶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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