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 기업대출에 '승부수'

은행들간 '기업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가계 대출의 부실 여파를 앓고 있는 은행들이 가계 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대신 기업 대출을 주수익원으로 삼아 지난해보다 10~20%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설정, 기업 고객을 둘러싼 승부수가 펼쳐질 전망이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량 기업고객의 경우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회피로 대출을 권유해도 응하지 않고 자금 지원이 급한 부실 우려 기업은 빌려줄 수 없어 기업 대출이 힘든 여건이나 타은행 거래 고객 빼오기, 기존 고객 대출 확대, 상환 능력 위주의 대출 등으로 기업 대출을 늘리려 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올해 대출 목표를 10조원으로 정하고 그 중 가계대출은 지난해 2조7천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는 데 그친 반면 기업대출은 지난해 5조7천억원에서 올해 6조7천억원으로 17%이상 늘리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잘 짜여진 지역 점포망과 기업 정보와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업의 과거 재무자료를 바탕으로 대출해주던 관행을 미래의 상환 능력 위주로 전환, 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또 포항의 POSCO와 구미의 삼성전자, LG전자 등 다른 시중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 대기업들에 대한 공략에 나서 대출 규모를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도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 기업에 대해 4조2천억원을 대출했으나 올해는 19% 이상 늘어난 5조원 이상의 대출 목표를 세우고 올 8월 착공 예정인 성서4차산업단지 입주기업의 시설 자금과 운전자금 대출 등 대출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도 지난해 기업 대출 규모가 4조277억원이었고 아직 목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올해 5~10% 이상 기업대출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12일 김승유 행장이 대구를 방문, 지역 기업인들과 만나 기업 대출을 20%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과 함께 지난해 인수한 중국의 칭다오국제은행을 통해 중국에 많이 진출한 대구.경북지역 기업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지난해 가계 대출이 6% 증가한 반면 다른 은행과 거래중인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7천700억원을 대출, 2002년보다 30% 이상 기업대출 규모가 증가한 데 이어 올해에는 기업 대출 목표를 9천800억원 이상으로 정해 지난해보다 25% 이상 키우기로 했다.

대구은행 이화언 수석부행장은 "현재는 어렵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의 중소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은행의 수익 창출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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