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40억 盧대통령 빚 변제" 폭로

민주당이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盧武鉉) 후보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폭로'를 계획하고 있다.

29일 열릴 예정인 국회 법사위에서다.

민주당은 그동안 노 캠프와 불법 대선자금을 함께 조성하고 같이 나눠 쓴 처지라 간헐적인 공세는 펴왔으나 '발가 벗기기'에 나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설을 전후로 정당지지도가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양강 구도로 고착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입장이 달라졌다.

주적(主敵)을 한나라당에서 우리당으로 바꾼 마당에 청와대와 우리당를 치지 않고는 총선 구도를 바꿀 수 없다는 절박감이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열린우리당 정대철(鄭大哲), 이상수(李相洙) 의원과 이재정(李在禎) 전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에 이어 야당 의원으로 칼 끝이 옮겨질 조짐을 보이는 것도 민주당이 초강수를 두는 까닭일 수도 있다.

민주당 불법대선자금 진상규명특위 위원장인 최명헌(崔明憲) 상임고문은 27일 청문회 관련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서 "100억원이 넘는 돈이 노 캠프로 흘러들어갔고 특히 ㄱ그룹이 준 75억원 중 40억원 가량은 노 대통령의 개인 빚 변제 등에 사용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고문은 "관련 장부 등을 일부 확보했으며 합리적 의심이 들만한 자료도 있다"고 했다.

최 고문은 또 "모 종교 단체와 관련이 있는 썬앤문 그룹을 대북접촉창구로 활용하기 위해 노 대통령이 지원한 의혹이 있다"며 "관련 목사의 증언과 녹음테이프를 확보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는 것이 대책회의 참석자의 전언이다.

최 고문의 '노 대통령 개인 빚 변제' 등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괴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폭로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이면 검찰이 이 부분을 수사하지 않을 수 없고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힘든 탓이다.

조순형(趙舜衡) 대표도 27일 방송에 출연해 "29일 법사위에서 노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함께 구체적인 자료 일부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해 최 고문의 보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조 대표는 그러나 "현재까지 의혹이 제기된 수준이며 당 차원에서 확인된 것은 없다"며 퇴로를 열어뒀다.

ㄱ그룹 관계자는 "회사 구조상 그만한 자금(75억원)을 조성할 수 없다"고 말했고, 썬앤문그룹도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야권이 내달 중순 쯤 계획하고 있는 불법대선자금 청문회에서 검찰수사와 다른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사진: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청문특위에서 유용태 원내대표 등이 청문회 관련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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