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정부의 '주택 안정대책'이 나온 이후 주택 비수기인 겨울철을 거치는 동안 꽁꽁 얼어붙어 꼼짝달싹을 하지않았던 주택분양시장이 만물이 회생하는 봄을 맞아 활기를 되찾으면서 내집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들의 발길도 하나 둘, 주택업체들의 모델하우스로 향하고 있다.
이처럼 내집마련 대기자들이 서둘러 아파트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초기계약률이 저조해 주택업체들이 자금회전이 안돼 어려움을 겪자 이를 탈피키 위해 아파트 분양가격을 내려 재분양에 들어가거나 중도금무이자, 이자후불제에다 무상제공 전자제품을 푸짐하게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의 고철 등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철근과 전선에서부터 목재까지 모든 건축자재의 가격이 급등하자 수요자들 스스로가 더 이상 분양가격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란 판단아래 신규분양이나 미분양 아파트의 모델을 찾고 있는 것.
하지만 주택 분양성수기인 봄이 됐는데도 아직까지 분양시장을 본격적으로 달굴만한 규모를 가진 단지가 선보이지 않고 있다.
몇몇 업체들이 신규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성숙된 주거여건을 갖춘 곳은 몇 안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오로지 "빨리 내집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교나 공원, 근린생활시설 등 주거여건을 충분히 고려치 않고, 가격이 싸다고 '낙점'을 했다간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주택은 단일 상품으로서는 항공기 다음으로 비싼 제품이다.
이처럼 비싼 제품을 사면서 무덕대고 계약을 했다간 나중에 가서 팔지 못해 애를 먹는 수가 있다.
또 준공뒤 타 아파트와 비교, 여러가지면에서 불리한 점이 발견됐을 때는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되면서 심적 스트레스로 이어져 몸까지 상하는 일이 생겨날 수도 있다.
따라서 신규분양 아파트 중 마음에 드는 곳이 없다면 지난해 하반기에 집중 분양해 많은 미분양 물건을 남겨두고 있는 주택업체의 모델하우스를 하나하나 뒤져볼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의외로 오리떼 속에서 기러기를 찾을 수도 있다.
현재 대구에는 대구시가 공식적으로 파악한 미분양아파트 3천943가구(2월말 기준.표)를 포함, 5천여가구(주상복합 포함)의 미분양물건이 쌓여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물량은 500가구 규모, 10개 단지로 수요자들의 선택폭이 그만큼 넓다.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집 선택에 있어서 막무가내식으로 수성구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자녀취학과 상관없다면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달서구나 동구, 북구 등지의 아파트를 겨냥하는 것도 집에 돈을 많이 묻어두지 않는 비결이다.
또 수성구지역의 경우도 업체별로 잘 따져보면 월등한 분양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곳이 더러 있다.
33평형 기준으로 2억원 이하의 가격은 기본이고 중도금 무이자 특전을 주는 곳을 노려볼 만하다.
달서구에서는 올 신규분양가격보다 낮은 값으로 계약할 수 있는 미분양물건을 잡으면 그런대로 괜찮다.
그밖의 지역에서도 1억5천만원 내외에서 33평형을 선택할 수 있다면 좋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요즘에는 주변 생활여건과 조망권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또 지하철과 고속철 등 대중교통망을 면밀히 살펴보고, 같은 평형이라면 가급적 동향보다는 남향, 1~4층보다는 더 높은 층을 우선하고, 건물 가장자리보다는 안쪽 라인이 더 좋다는 것은 상식.
또 무료제공하는 가전제품과 마감자재수준, 난방방식 등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준공후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팔기위해서는 아파트 브랜드가치, 단지규모와 주변여건 등이 어느 정도선은 돼야하므로 반드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입주시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파악하는 것도 기본사항이다.
준공때까지 기간이 2년 이상으로 너무 길어 분양대금(중도금)을 오랫동안 묻어 둬야하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
2년후 시장여건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가의 집을 계약한다는 것은 무리. 하지만 현재의 시장상황이 어느정도 반영되는 2년내 준공 아파트라면 그간 자금운용 계획을 세워 계약할 만하다.
같은 값이면 주상복합보다는 일반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환금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주상복합은 일반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 외에 주차여건이 열악하고, 준공후 환기난과 관리비부담 등을 안을 수 있어 내가 살거나 전세를 놓더라도 아파트보다는 몸놀림이 쉽지않기 때문이다.
주택전문 판매사인 리코 최동욱 대표는 "상당량에 이르는 미분양 물건이 대구시내 곳곳에 쌓여있으나 주택업체들이 기업이미지 훼손을 우려, 사실대로 미분양물건을 공개치 않아 어느 아파트에 얼마만큼의 물건이 남아있는지를 몰라 선택의 폭이 좁지만 일일이 발품을 팔거나 전화 등으로 알아보면 의외로 괜찮은 조건의 아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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