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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인간과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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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철학, 생태학, 환경학 분야의 전문가 10명이 공동 집필한 '자연은 살아 있다'(베어드 캘리콧 외 지음)라는 책은 현대 문명이 예술과 과학의 영역에서 어떻게 인간과 자연을 대결의 상대로 분리했는지 설명하고, 그 이원성이 가진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예술 특히 문학의 기원에 관한 학설 중에는 모방론이란 것이 있다. 즉 예술과 문학은 자연을 모방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최소한 선사시대 예술에 관한 한 틀린 이론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선사시대 인간은 자연을 타자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자가 아니니 처음부터 모방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자연의 일부로서 발견 될 때이다. 우리에게 물질적 편의와 이익을 주는 문명은 그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에 의해 제로섬(zero sum)이 되기는커녕, 나아가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이는 미겔 데 우나무노가 이성적 동물,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보다는, 고깃덩어리와 뼈로 이루어진 동물로서의 사람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 것과 무관치 않다. 즉 자연 속에서 넌지시 발견되는 원시적 인간을 더 높이 사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과 투쟁하는 방식으로 문명을 일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연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인간을 자연과 분리해 생각하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유독 근현대 유럽사회에서만 두드러지는 것이다.

특히 유럽의 역사는 자연정복사로 해석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자연은 타자가 아닌데 어찌 전쟁을 말할 수 있겠나. 자연은 결코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설령 그렇다한들 자연을 정복하기 전에 인간이 정복되고 말 것이다.

이제 자연공동체를 위해 우리 인간이 할 일은 자연의 훼손을 줄이는 소극적인 절제의 윤리학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연을 부양하는 실천 윤리학이어야만 한다.

구광렬(시인.울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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