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역지사지

한 동료변호사와 캔커피를 먹기로 했다.

가지고 있던 동전이 없어 1천원짜리 지폐를 자동판매기에 넣었다.

옆에 있던 동료는 캔커피가 개당 600원인 것으로 알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500원짜리 동전을 추가로 자동판매기에 넣었다.

500원짜리 캔커피 2개를 뽑아 서로 1개씩을 나누어 가지고 난 후 동료는 남은 500원을 필자에게 가지라고 했다.

쑥스럽게 받으면서, 필자는 "그럼 자기 커피는 자신이 사는 꼴이네요"라고 말하자, 동료변호사는 "서로가 서로에게 커피를 사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라고 대답했다.

부끄러운 생각과 함께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500원을 지출하여 500원짜리 캔커피를 먹는 객관적인 사실이 생각하기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는 것에 놀랐고, 이렇게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지 못하고 내 입장에서만 계산한 옹졸함에 부끄러웠다.

아무튼 그 날 동료변호사가 사준 캔커피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프리카에 시장조사 하러 간 신발회사 두 판매사원 얘기다.

한명은 "여기서는 아무도 신발을 신지 않음. 수요는 전무함. 상황은 절망적"으로, 다른 한명은 "여기서는 아무도 신발을 신지 않고 있음. 수요는 무궁무진함. 경쟁자도 없음. 상황은 아주 좋음"이라고 본사에 각 전보를 보낸 것이다.

현재 대구 경기가 IMF 때보다 더 악화됐다는 이야기들이 지배적이다.

정부기관이 정책적으로 여러 가지 부양책을 내 놓고 있어 후반기 경기가 회복된다는 의견도 있으나, 여전히 근간산업들의 회복은 소식이 없고, 서민들은 힘든 생활에 몸부림을 치고 있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을 헤쳐 나가야한다는 생각에 자신만 살고보자는 안일한 생각을 갖기 십상이다.

근래 시내버스파업도 역시 힘든 경제상황에서 노사 각자의 생존을 위한 투쟁인 것은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로 인하여 피해를 입는 소시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는, 아니 가슴으로 느끼면서 조속한 해결을 위하여 열린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기업측에서는 이를 단순한 업무로, 근로자측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할 일이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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