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게임이 만든 신종 직업-(1)옵서버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게임열풍은 많은 신종직업을 탄생시켰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연예인 못잖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게이머 역시 게임열풍이 만든 직업. 프로게이머처럼 게임열풍이 만든 신종직업들의 세계를 시리즈로 꾸며봤다.

게임 옵서버는 선수들과 함께 게임 속에 참여해 시시각각 펼쳐지는 치열한 경기내용과 그에 따른 재미를 그대로 TV 화면에 이식하는 직업. 한마디로 시청자들이 흥미진진하게 보는 게임경기 화면을 만드는 사람이다.

온게임넷 김희제(33)씨는 우리 나라에 흔치 않은 전문 게임 옵서버다.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옵서버 일만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국내에 3명뿐이죠. 흔히들 하는 일이 너무 쉬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어려워요".

"게이머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나왔거나 특히 게이머가 변칙적인 전략을 쓰는 날에는 실수가 많아요. 또 헤드폰을 통해 조정실과 방송해설자의 말이 동시에 들려올 경우 해설자의 요구에 적합한 화면을 잡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땐 참 안타깝죠".

그래서 그가 제일 싫어하는(?) 선수는 엽기적인 전략을 잘 쓰는 임요환류와 난전(여기저기서 동시에 벌이는 전투)을 좋아하는 베르트랑류 등으로 나뉜단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비장의 카드를 들고 나온 선수의 경우 한눈을 팔면 바로 난리가 나지요. 시청자들의 항의가 얼마나 빗발치는지. 또 난전을 좋아하는 선수 경우 양쪽의 전투상황을 놓치지 않고 잡느라 애를 먹어요". 반대로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물어보니 "당연히 경기를 빨리 끝내는 선수"라고 했다.

하지만 요즘엔 거의 실수가 없단다.

어느덧 쌓여진 2년의 옵서버 경력은 어떤 게임이든 선수들의 초반 빌드만 보면 대강의 경기 진행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경지에까지 오르게 했다.

게다가 해설자들과 지금까지 수백 경기를 치르면서 이젠 '필'이 통할 정도. 가장 궁금했던 부분을 물어봤다.

옵서버는 하루 몇 시간 일을 하고 수입은 얼마일까? 김씨의 하루일과를 살펴보면 오후 4시30분쯤 출근해 밤 10시쯤 일을 마친다.

5시간 남짓 일하는 셈. 거기에 수입은 경력에 따라 다른데, 2년 경력의 김씨 경우는 월 100만~120만원 정도. 그는 또 "다른 방송사인 MBC게임의 경우 방송 한 회당 12만원씩 지불된다"고 했다.

김씨는 "게임 옵서버는 겉으로는 쉽고 간단하게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어쨌든 게임방송도 방송입니다.

정확한 정보제공도 중요하지만 재미가 필수겠죠. 그래서 게이머 분석 등을 통해 재미있는 상황을 제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합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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