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원노조 파업에 시민들 "아파도 참자"

병원 파업이 환자들의 발길을 줄이고 있다.

11일 현재 이틀째 파업 중인 대구의 일부 대학병원들은 정상적인 외래진료가 가능한데도 환자들이 크게 줄어들고, 파업에 불참한 다른 대형병원들도 '파업 특수' 기대와는 달리 환자가 오히려 줄거나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병원 관계자들은 "파업 병원은 환자들이 예약일을 조정하거나 파업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기다리기 때문에 환자가 줄었으며, 비파업 병원도 환자들이 파업 중인 것으로 잘못 알아 진료를 미루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11일 오전 외래진료 접수 창구와 진료과에는 평소보다 환자가 크게 줄어 파업에도 불구하고 창구 업무나 진료에 별다른 차질이 없었다.

이 병원에는 파업 첫날인 10일 외래 환자가 2천700여명으로 지난 주 같은 요일(3일)보다 500여명(16%)이 감소했다.

경북대병원 응급실 수납 담당자는 "10일에는 응급실에도 전날보다 환자가 20여명 줄었다"고 말했다.

영남대병원도 10일에 이어 11일에도 외래 환자들의 발길이 평소보다 감소했다.

파업 첫날 이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는 1천590여명으로 지난 9일(2천86명)보다 23%, 지난 3일(1천716명)에 비해서는 8% 정도가 줄었다.

또 파업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계명대 동산병원도 10일의 외래환자가 2천370여명으로 지난 주의 같은 요일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9일에 비해서는 10%나 줄었다.

파업과 무관한 대구가톨릭대, 파티마병원도 10일 외래환자 수가 예전과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파업한 병원에서는 간호 인력의 부족 때문에 응급상황 이외에는 입원.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의 신규 예약을 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박모(43.대구 수성구 지산동)씨는 "아버지의 대장암 수술을 예약하기 위해 경북대병원에 전화했는데 응급이 아닌 경우 파업 기간 동안 신규 수술 일정을 정할 수 없다며 무작정 기다리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영남대병원의 외과계열 한 교수는 "병원 전체의 수술 건수가 하루 50~60건에 이르렀는데 파업 이후에는 간호 인력 부족으로 30여건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문한구 영남대병원 기획실장(소아과 교수)은 "외래진료의 경우 환자들이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상적인데도 환자들이 진료에 차질을 우려해 병원 가기를 꺼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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