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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우리앞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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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시간째 아니 열 두 시간이 넘게 막막한 가슴으로 한숨만 쉬면서 멍하니 앉아있다.

지난 주말부터 이틀 동안 서울무용제에 참가하기 위해 바쁘게 서울을 다녀오느라 뉴스를 접하지 못했던 나는 오늘 오후에서야 석간신문을 통해 김선일씨의 암담한 소식을 보았다.

이후 나는 가슴 짓누르는 무력감에 벙어리가 되었다.

이렇게 절망적이고 비참한 상황 속에서 도대체 무슨 말을, 무슨 글을 어떻게 써야 한단 말인가. 거대 국가의 파렴치한 폭력과 인류의 본성적 사악함 앞에서 아무것도 어찌 할 수 없는 나 개인의 무력감에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우리는 지금 두 가지의 선택 앞에 섰다.

정의인가 실리인가? 이것은 다른 말로 '소유인가 존재인가'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언제나 격렬한 논쟁거리였다.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로 언제나 이 두 가지의 선택은 첨예하게 맞서 부딪쳐왔다.

그런 와중에 우리는 대부분 존재보다는 소유, 즉 사람다움보다는 잘 먹고 잘사는 삶을 선택해 왔다.

그러한 선택이 현실적으로 현명한 판단이라 애써 여겨온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과 나라의 선택이 전쟁과 그에 항거하는 잔혹한 보복이 반복되는 현재와 같은 암담한 현실을 가져온 것으로 나는 믿는다.

우리는 지금 언제 목이 잘릴지 모를 엄청난 공포에 떨고 있는 나약한 한 인간의 목숨과 우리 모두의 '잘 먹고 잘 삶'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실리라는 명분 하에 우리 모두의 '잘 먹고 잘 삶'을 선택할 것이다.

과연 이것이 옳은가?

물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함을 우린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몹시 가난했던, 그래서 하루 두 끼를 먹기도 힘들던 우리 어린 시절과 그보다 몇 십배의 풍요를 누리고 사는 현재의 삶을 두고 볼 때 결코 현재의 삶이 가난했던 과거에 비해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물질이 풍요로워진 만큼 이 세상은 사람다움을 잃고 더욱 피폐해져 자살과 참수와 전쟁이라는 끔찍한 일들이 일상이 된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제 우린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한 인간의 목숨과 우리 모두의 배부름 중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상만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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