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는 뭘 했나" 인질사건 대응 日과 딴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선일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과 슬픔에 휩싸인 시민들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인터넷은 고인을 추모하는 글과 근조리본(▶◀) 달기가 잇따르고 있다.

김연수 대구 동구 부구청장은 "70.80년대 중동에 나가 피땀을 흘리며 아랍국의 발전을 도왔던 우리가 이런 대가를 치르려고 그 고생을 했는지 마음이 아팠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또 회사원 김수나(26.대구 서구 원대동)씨는 "회사 전체가 침울한 분위기"라며 "우리나라가 힘이 없어 애꿎은 생명 하나가 희생당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ID '귀천'의 네티즌은 "비록 나와 관련된 사람은 아니지만 마음 한쪽이 아려오네요. 부디 좋은 곳 가시고 이제 민간인을 희생하면서까지 강행하는 이라크 파병 문제를 결정짓는 것은 남겨진 사람들의 고민"이라고 썼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협상력 부재와 외교적 무능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일본은 인질 3명을 끈질긴 외교적 노력을 통해 구해냈지만 우리 정부는 김선일씨를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와 별다른 접촉조차 하지 못한 채 '파병철회 불가' 방침만을 외쳐왔다는 것.

윤종화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개인의 죽음 자체로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슬픈 사건"이라며 "정부가 재론의 여지없이 끊임없이 파병방침을 천명한 것을 보면 과연 시민을 위한 정부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또 정달현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익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의 생명이 걸린 사건인 만큼 정부가 좀더 신중하고 침착하게 대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사진: 김선일씨의 피살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이슬람성원들에 각종 협박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대구 달서구의 한 이슬람 사원에 경찰병력이 배치돼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이상철 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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