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루사'와 '매미' 같은 대형태풍이 다시 오더라도 인위적인 피해는 더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말을 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농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지난해 태풍매미의 피해지역 주민들은 올해 또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시군의 수방대책은 늑장 예산편성 등으로 인해 복구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주민들의 불안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일부지역은 공사시한에 쫓겨 지주들의 동의도 없이 사유지를 편입, 복구사업을 강행하는 바람에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등 각종 폐해가 속출하고 있다.
칠곡군은 지난해 매미때 하천범람 피해가 발생했던 2급하천 5개소와 소하천 12개소를 대상으로 하상정비 및 긴급 준설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사업장의 경우 공사기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지주들에게 동의는커녕 보상협의조차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 뒤늦게 지주들의 항의사태로 공사를 중단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동명면 봉암리 박모(68)씨는 "군에서 실골 소하천 제방공사를 하면서 지주동의도 받지않고 수십평의 땅을 마구 편입시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격분했다.
특히 개인땅을 무단으로 편입하면서도 보상협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은 "행정편의만 내세운 복구공사"라며 공사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박씨는 "아무리 공익을 위한 공사라지만 땅주인의 허락도 없이 함부로 사유재산을 훼손해도 되느냐"며 격분했다.
가산면 용수리 이모(56)씨도 "수해복구 공사를 하면서 공사편의를 위해 사유지내의 호도나무를 베어내고 하천쪽의 담벽 무단철거와 화장실을 반파하는 등 개인재산을 훼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이마을 주민들은 "하천복구 공사를 하면서 시멘트와 돌로 축대를 쌓는 등 하천을 다 망쳐 놓았다"며 "하천바닥에 있는 자연석조차 모두 파괴해 축대를 쌓는 바람에 물고기가 살 수 없도록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 김모(28)씨는 "더 큰 문제는 하천주변의 풀이나 나무가 없어지고 다시는 잡초나 하천주변의 수초가 생기지 못하게 만들어 버려 물고기가 산란할 곳이 없어졌다"며 통탄했다.
지난해 태풍 매미의 피해지역인 가산면 학상리 칠송정마을 주민들도 "작년 매미피해로 하천옆 도로가 끊어질 위험인데도 그동안 복구가 덜돼 이번 장마철에 또 피해를 당할까 두렵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지난해 태풍피해를 당한 석적면 도개리 제방유실 현장도 복구가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이에대해 칠곡군담당자는 "지난해 '매미'의 내습으로 하천변 농경지 및 각종 시설물의 유실이 심해 복구시기가 늦어지면서 이번 장마대비에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더 이상 피해를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다소 하천폭을 넓게 시공하면서 불가피하게 농지편입이 초래됐다"며 주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한편 칠곡군은 장마철 집중호우 등 재해요인에 대비해 군전역 88개소의 주요사업장을 대상으로 긴급방제 대책을 펼치고 있다.
이중 52개 사업장은 현재 공사를 추진 중이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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