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책으로 대표되는 '종이'(활자출판)의 전성시대가 곧 막을 내릴 것이란 '종이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TV를 비롯한 영상매체나 인터넷이 신문, 책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란 게 종이 위기론의 요지다.
정말로 종이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인가. '종이를 읽자, 미래를 읽자'를 통해 신문과 책의 현주소 및 가치와 경쟁력, 그리고 그 미래를 살펴본다-
많은 중소.벤처 기업들은 현 경제상황을 'IMF때가 무색할 지경'이라면서 탈출구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경기불황의 가장 큰 원인은 내수부진. 그러나 전통적인 제품 생산을 그대로 고집, 내수위축에 따른 틈새시장 공략이나 해외시장 개척에 실패한 지역기업 자신들의 책임도 크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는 산업경제와 대비하여 지식기반경제(knowledge based economy)라고 일컬어진다.
시장의 변화에 발맞춘 끊임없는 R&D(연구.개발)만이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생존전략인 셈이다.
◇성공적 R&D에 불황은 없다
대구 성서공단에 위치한 화인기계전자(주). 직원 18명에 불과하지만, 올해 5월 정자영 대표가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할 정도로 대접(?)을 받고 있다.
포목교정기를 생산하는 화인기계전자는 대구경북 염색업계 시장의 90% 이상, 국내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 세계 22개국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성공비결은 끊임없는 R&D. 1986년 설립된 화인기계전자가 일본제품 복제에서 벗어나 독자제품 개발에 들어간 때는 1991년이었다.
대학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연구원으로 채용했다.
영세 중소기업에서 우수한 대졸 연구원을 확보하기란 예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또 핵심기술 개발은 경북대와 LG이노텍(당시 금성정밀) 연구실의 도움을 받았다.
2001년에는 영남대 및 한신대와 협력해 최신 모델을 개발했다.
성능은 일본제품에 버금가면서 가격은 20~30%에 불과해 국내외에서 히트를 쳤다.
2년마다 새모델을 내놓겠다는 화인기계전자의 R&D 방침에 따라 오는 9월쯤 새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주)구봉정보기술은 1993년 SI(시스템통합)업체로 출발했다.
공공기관 정보화 사업이 마무리되고, 내수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받은 IT업종이 바로 SI업체들이다.
하지만 구봉정보기술은 시장이 축소되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시장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앞선 1998년부터 소형 하드웨어 R&D에 들어갔고, 지금은 해외시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구봉정보기술은 1999년 무선팬 인식기 '스카이리모트'를 시작으로 ,2002년에는 스피커, 카메라, 마이크 등 컴퓨터 주변기기를 하나로 묶은 '하나로캠', 2003년 PC용 웹카메라 '멀티캠'을 출시했다.
그리고 올해 10월에는 근거리 무선통신인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하나로캠'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마다 한 개씩 신제품을 개발한 셈이다.
박무희 대표는 "구봉의 소형 하드웨어 제품은 SI를 하면서 쌓아온 SW기술이 접목돼 보안솔루션과 동영상 편집 등 다양한 SW기능이 내장돼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지난해 보다 수출주문이 3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하이테크 기업의 경우 R&D의 성공은 기업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다.
성서첨단산업단지 (주)신안에스앤피는 LCD, PDP, OLED(=유기EL) 등 평판디스플레이 연마(硏摩) 전문기업에서 올해부터 OLED 코팅사업에 새로 진출했다.
국내 최초로 OLED 코팅 기판 양산체제 개발 및 구축에 성공한 것이 바탕이 됐다.
현재 1천평 규모의 공장부지를 가진 신안에스앤피는 OLED 코팅사업 진출로 향후 최고 350억~4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매출 규모는 3천평~1만평 규모의 OLED 코팅 제2공장이 건설되면 1천억원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상협 이사는 "현재 신안에스앤피의 가장 큰 숙제는 양산설비를 증설할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D 체제, 혁신이 필요하다
지역기업들의 R&D 현황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는 사실상 없다.
다만, 대구테크노파크가 기계.자동차부품(125개), 전기전자(65개), 정보통신(76개), 기타(34개) 등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한 '2004 지원기관 이용 및 기업애로 실태조사'를 통해 R&D 현황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이 조사에서 기업부설 연구소나 전담부서를 가진 비율이 각각 23.0% 및 28.3%에 이르고, 기술개발 인력이 있는 비율도 34%나 돼 전체의 85.3%가 기술개발과 관련한 조직 또는 인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이나 이노비즈인증 기업의 경우 이 비율은 훨씬 높아져 각각 42.7% 및 55.3%가 부설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구테크노파크 관계자는 "대구기업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섬유업종에서 R&D 인력을 보유한 업체는 5% 미만"이라면서 "또 중견 기계.금속, 자동차부품 업체나 기계와 IT가 결합된 업종은 상당한 R&D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있지만, 전통 소규모 기계.금속 분야에서는 설계인력을 제외한 R&D 인력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취약한 R&D 환경에도 불구, 기업들이 자체 기술개발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현상도 지역의 R&D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 중 71.7%가 혼자 기술개발을 하고 있었고, 9.0%는 외부위탁을, 8.7%는 산학연 공동개발을, 5.7%는 기술도입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또 지역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술지원 파견인력은 연구기관 전문인력이 60.0%로 가장 높았고, 기업체 퇴직인력이 29.0%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반면 현재 지역 산학협력의 주역인 대학교수는 3.0%로 매우 낮았다.
◇전문가들의 견해
엄미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R&D체제를 '모방형' '각개약진형' 모델로 설명하고 있다.
기업들은 외국의 원천기술과 핵심부품을 개량하고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혁신역량을 축적해 왔기 때문에 핵심 부품.소재 관련 역량이 발전하지 못하고,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관계도 긴밀할 필요가 없었다.
또 대학과 연구기관도 획득한 지식을 생산과 연계하는 능력이 부족했고, 연계를 담당할 메커니즘 역시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던 것이다.
엄 부연구위원은 "모방형, 각계약진형 모델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새로운 혁신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북대 서정해 교수는 "산업기반이 취약한 대구에서 기존기업의 R&D 혁신만 지원한다면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역외기업에도 R&D 자금의 혜택을 주면서 사업장 대구이전을 유도하고, 1~2년내 회사설립이 가능한 예비창업자들에게도 혜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R&D와 교육, 주거환경을 개선해 구미공단을 혁신클러스터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계획에 대해 영남대 이재훈 교수는 '열린 R&D센터(=open lab.)'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미공단을 세계 최고의 '명품단지'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구미 자체의 R&D 역량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구미지역에 R&D센터 건물과 장비를 구축한 뒤, 대구경북 지역의 우수인재 뿐만아니라, 전국 또는 전세계에서 우수한 인력들을 초빙해 프로젝트에 따라 R&D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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