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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샘~ 아니냐꼬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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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신 김홍식, KBS-TV 폭소클럽'김샘...'코너서 인기

"어이, 니! 오늘 회충약 꼭 받아가라. 야야~ 니는 완전히 기생충종합세트다." "집에 TV있는 사람 손들어. 벽걸이, PDP 아니면 손 내리(내려). 집에 자동차 있는 사람? 3천㏄ 이하는 손 내리, 냉장고 있는 사람! 문 한짝 짜리 손내리~"

새까만 뿔테안경 뒤에 가늘게 뜬 눈. 양복바지 안에 가지런히 넣어 입은 남방에 행여나 분필 가루가 묻을까 낀 덧소매. 빵모자를 벗으면 훤히 빛나는 벗겨진 머리. 촌스럽기 그지없는 복장이 영락없는 까까머리 학창시절 담임선생님이다. 이제는 추억의 단편이 된 기생충검사와 가정 조사로 잘도 객석을 흔들어 댄다. 20대도 50대도 그 모습에 웃음보가 터진다.

매주 월요일 밤 KBS 2TV 개그 프로그램 '폭소클럽'에서 '떴다 김샘' 코너로 '뜨고' 있는 김홍식(37)씨. '정말 선생님 아니냐'는 질문을 수시로 받지만 실은 그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유명한 경력 17년의 베테랑 이벤트MC다. 현재 대구 MBC FM '즐거운 오후 2시'에서 고정 코너를 진행 중이며, 방우정, 이상훈과 대구 FC 축구팀 유머 중계를 맡고 있다. 방송에 발을 디딘지 고작 한 달이지만 그를 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예사롭지 않다. 게시판에서는 '예전 추억으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 같은 코너'라거나 '까까머리 옛 추억을 반추시켜준다'는 시청소감이 넘친다.

그는 첫 녹화 당시의 떨림을 생생히 기억했다. "지금껏 17년 동안 사람들 앞에 서왔지만 그 날처럼 떨리기는 처음이었죠. 떨리는 손을 주체를 못해서 방송 내내 뒷짐을 지고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김제동의 놀랄만한 성공이후 상당수의 이벤트MC들이 공중파 방송에 도전했지만 아직 결과는 미미한 편이다. 김씨는 "개그맨들은 한 가지 아이템을 위해 한 달은 기본이고 1년 가까이 준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벤트MC들은 행사 현장에서 하던 아이템을 그대로 옮겨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장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해서 방송에도 먹혀들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죠."

김샘은 정통 스탠딩 개그에 현장감이나 애드리브가 가미되는 이벤트MC의 영역을 접목시켰다. 방청객을 무대로 올려 웃음을 자아내는 모습은 바로 이벤트MC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만난 김샘은 낯을 많이 가리는 소심한 성격으로 보였다. 항상 남들 앞에 서는 일을 했던 그의 성격이 언뜻 이해되지 않았다. "실제로는 아이디어가 많고 끼도 다분하죠. 무대에만 오르면 180도 변한다니까요." 단지 헤어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돌강의를 진행하는 개그맨 최형만과 친하게 지낸다며 우스갯소리를 던지던 그는 요즘 '폭소클럽' 녹화를 위해 매주 금요일 여행용 가방에 소품 의상을 바리바리 싸들고 상경, 토요일 밤 녹화 직후 밤차로 귀향하는 빡빡한 생활을 반복한다고 했다. '집 나왔느냐'는 핀잔도 듣지만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원거리 통근을 계속해야 한다.

"제 가능성을 사람들이 어느정도 인정해 줄 때 '후원의 밤'을 열어 볼 계획입니다. 정치인들만 후원회를 가지라는 법 있나요. 저를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받는 거죠. 지금은 자연스럽게 '입질'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에요. 하하."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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