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은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바뀌어왔을까.'
원래부터 달력에 표기된 1년이 365일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이야기를 하자면 기원전 46년 로마의 율리우스 황제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전의 달력은 한달이 30, 31일로 지금과 같았으나 1년이 10개월뿐이었다. 그렇다보니 새해가 돌아오는 주기와 계절의 변화가 달력과 맞지 않았다.
묘안을 찾던 로마 사람들은 여기에 음력처럼 한 달씩의 윤달을 만들어 수시로 덧붙였다. 하지만 고위 관리들이 자신의 임기를 늘리기 위해 윤달의 결정권을 가진 대제관에게 뇌물을 바쳐 달력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게 됐다. 그렇다보니 1년이 400일이 넘을 때도 있었다.
율리우스는 황제가 되면서 1년을 12개월 365일로 정했다. 봄이 시작되는 3월이 한 해의 첫 달이었던 것을 세 번째 달로 바꾸었다. 이는 새해에 자신이 황제에 즉위하도록 되어 있는데 빨리 황제 즉위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가 만든 율리우스력은 평년을 365일로 하고 4년에 한번씩 하루를 더 넣어 366일이 되게 했다. 1년은 평균적으로 365.25일이 됐다. 그러나 이 역시 계절의 변화를 만드는 지구의 공전 주기(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가 365.242196일이므로 약 0.0078일(11분 14초)의 차이가 났다.
1582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 13세 무렵에는 지구의 공전 주기와의 차이가 거의 열흘이 되었다. 그레고리 교황은 그레고리력을 만들면서 그 해 10월 4일의 다음날을 10월 5일이 아닌 10월 15일로 정했다. 달력에서 갑자기 열흘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점차 그레고리력을 채택하면서 로마에서처럼 날짜를 건너뛰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일본에서도 1872년 12월 2일 다음날이 1873년 1월 1일이 되었다.
그레고리력에서는 4로 나누어지는 해는 윤년으로 하고, 그 중 100의 배수인 해는 평년으로 하되, 400배수는 다시 윤년으로 한다고 돼 있다. 이렇게 해도 3천년마다 1일씩의 차이가 생겨 원래 윤년인 4천년의 배수인 해를 또 다시 평년으로 해 시차를 없앴다.
그레고리력이 자연의 주기에 가깝도록 고안되기는 했지만 날짜에 대한 요일이 매년 변해 불편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고정력과 세계력 등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시도에 그쳤을 뿐 그레고리력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이 그레고리력이 바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양력이다.
이처럼 인간은 온갖 수학적 지식을 활용해 자연의 시간에 가장 가까운 달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세상 어느 것도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었던 것은 없었다. 지금도 그레고리력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충분히 바뀔 수도 있다. 우리들 중 그레고리력보다 더 정확하고 계절의 시간 등을 살릴 수 있는 달력을 만든다면 아마 자신의 이름이 붙은 달력이 나올지도 모른다.
주필남(수성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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