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선일 원본 테이프' 공개

AP통신이 당초 보도한 '김선일 피랍 테이프'는

원본의 3분의 1 분량으로 편집됐고, 김씨는 원본에서 한국내 주소 등 신분확인을 위

한 구체적인 내용을 진술했던 것으로 2일 드러났다.

이에따라 AP통신이 '김씨 테이프'를 편집한 이유와 20여일동안 김씨 피랍 및 테

이프 존재에 대해 밝히지 않은 점, 외교부를 통해 김씨에 대해 확인하면서 신분확인

을 소홀히 한 점 등이 새롭게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 '김선일 국정조사특위'(위원장 유선호)는 이날 임홍재(任洪宰) 대사를 비

롯한 주이라크대사관 직원,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 등 증인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이

틀째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서 여야 위원들은 이라크 대사관의 교민안전대책 업무 실태, 이라크대

사관과 가나무역간 유착 의혹, 김선일씨 피랍시점 등에 대한 은폐기도 의혹 등을 집

중 추궁했다.

한나라당 박 진(朴 振) 의원은 "AP통신 바그다드지국이 지난 6월2일 입수한 김

씨 테이프는 보도된 대로 4분30초가 아니라 13분 분량"이라면서 "김씨는 원본테이프

에서 한국내 주소를 '부산시 동구 범일6동'이라고 하고 한국에서 아랍어를 배운 과

정을 소개했으며 '3일전 내 보스가 팔루자에 가서 상품을 배달하라고 했다'고 언급

하는 등 자신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국조특위는 AP통신 서울지국 기자의 청문회 증언 거부 및 김씨 테이프

원본 공개와 관련, AP통신 본사와 바그다드지국, 서울지국 등 3곳에 공개질의서를

보내기로 했다.

특위는 질의서에서 AP 통신 관계자의 청문회 증언을 요청하고 ▲서울지국 기자

3명이 외교부에 어떤 순서와 경위로 김씨 관련 질의를 했고 답변을 얻었는 지 ▲김

씨 테이프 축소 편집 이유 및 김씨 신분확인을 소홀히 한 이유 ▲외교부외 한국의

다른 기관에도 김씨에 대해 문의했는 지 등을 묻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유기홍(柳基洪) 의원은 임 대사가 김사장으로부터 6만5천달러를 빌

린 점, 가나무역을 통해 팔루자 주민에게 전달할 담요를 구입한 뒤 가나무역 자체

비용으로 대금과 보관료를 치른 사실, 대사관의 철수방침에도 불구 가나무역 직원은

'필수체류요원'으로 분류된 점 등을 지적하며 대사관과 김 사장의 유착 의혹을 제기

했다.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의원은 "이라크대사관은 김씨 피랍기간(5월31일~6월21

일)에도 김씨에게 총 4차례 교민안전관련 e-메일을 보냈고 대사관은 단 한번도 수신

확인을 안했다"면서 "대사관은 김씨가 피살된 이후인 6월24일에도 김씨 메일 주소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e-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라크 대사관의 부실

한 교민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임 대사는 답변에서 외교부에 보낸 문서에서 김씨 실종 시점에 대해 언급하지

말도록 요청한 데 대해 "김천호 사장이 피랍시점을 번복했기 때문에 혼선을 줘서 정

확하게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임 대사는 또 "지난 5월10일 가나무역에 대한 테러첩보를 입수한 뒤 손세주 공

사를 통해 5월14일 김천호 사장에게 직접 전달했다"면서 "가나무역은 직원들이 숙식

을 함께 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일일이 e-메일 수신을 확인하지 않고 김 사장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국조특위는 3일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 권진호(權鎭鎬) 청와대 국가안

보보좌관,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마지막날 청문회를 열고 정부의 테러대책 등에 대해 신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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