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감기약을 먹어야 하나요."
PPA(페닐프로판올아민) 파동이 여전히 숙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콧물약 '테파나딘'에 심장 독성의 위험이 있다는 부작용이 알려지고 PPA 성분 감기약의 대체 성분인 슈도에페드린 역시 뇌졸중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나오면서 약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이때문에 감기 약을 주로 처방하는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등의 개원 의사들과 약사들은 금지 약물 보고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어떤 약이 안전한지에 대한 보고는 없어 혼란스럽고, 국민들의 불안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대구 수성구 시지동의 ㅅ소아과 김대훈 원장은 "사실 PPA 성분의 감기 약은 2, 3년 전부터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의사들이 처방을 꺼려 왔다"며 "그러나 이번 파동으로 환자들이 감기 약 전반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어 처방할 때마다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달서구의 한 이비인후과 원장도 "감기 증상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크게 줄었다"며 "약 처방을 할 때마다 환자들이 안전성 유무를 묻는데, 유해 약물보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어떤 약이 안전한지 설명해 주는 일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또 수성구 ㅅ약국 김건엽 약사는 "PPA 성분 감기 약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이미 조제 받은 약을 반품하거나 부작용 여부를 묻는 환자들의 전화와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료기관과 약국들은 "이 기회에 약물의 오남용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함께 의약품 분류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감기 약 파동과 관련,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의사협회가 지난해부터 심포지엄 등을 통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늑장 대응한데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이 최우선임에도 행정상 절차 등을 이유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또 "정부는 PPA 성분을 대체한 성분들의 부작용은 없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며 "서양 선진국에서는 이미 사용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만 사용하고 있는 성분의 약품이 있는지 확인, 문제점이 없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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