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호, "멕시코 잡고 8강 분수령 넘자"

조재진·이천수·최태욱 삼각편대...최성국은 후반 조커

"멕시코를 제치고 8강행 8부능선을 넘는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2시30분 아테네 카라이스카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4아테네올림픽 축구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멕시코와 격돌한다.

나란히 첫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양팀은 이날 패할 경우 8강행을 바라보기 힘들어 초반부터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김 감독은 박경훈 코치와 하재훈 비디오분석관을 12일 열린 멕시코와 말리의 조별리그 1차전에 파견, 비디오 자료를 수집하기는 했지만 아직 완벽한 대비책을 세우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4-3 전형으로 출발해 후반 상황에 따라 3-5-2로 변화를 꾀하는 김호곤호의 기본 전술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전에 선발 출격했던 조재진(시미즈),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최태욱(인천)의 삼각편대가 멕시코전에서도 골문 공략의 선봉장으로 나선다.

'올림픽호의 황태자' 조재진은 키가 크고 힘이 좋은 그리스 수비진을 맞아 예상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엇비슷한 체격의 멕시코를 상대로는 기량을 맘껏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리스전에서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으로 날카로운 역습을 주도했던 이천수도 감각을 유지해 골사냥에 동참한다.

이천수는 다만 고교 동기인 최태욱에 비해 조재진과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시간이 짧아 위력적인 콤비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울산)도 그리스전 결장의 설움을 씻고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조커로 등장해 골사냥에 동참한다.

김 감독은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는 수비수가 퇴장당해 기용하지 못했지만 멕시코전에서는 후반에 내보낼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리스전 선제골의 주인공 김동진(서울)과 오른쪽 날개 박규선(전북)이 양쪽 윙백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김정우(울산), 김두현(수원)의 중앙 미드필더진에도 변화가 없다.

다만 스리백 수비라인에서는 경고누적으로 제외된 김치곤(서울)의 왼쪽 수비수 자리를 발목 부상에서 완쾌한 조병국(수원)이 메우게 된다.

골키퍼 김영광(전남)과 유상철(요코하마), 박용호(서울)의 수비진도 승리의 밑거름을 놓는다는 각오다.

한편 이에 맞서는 멕시코는 베스트 11 가운데 180㎝ 이상의 선수가 4명에 불과하지만 기술과 조직력이 뛰어나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루이스 페레스(166㎝)와 브라질에서 귀화한 시나(163㎝) 등 단신 미드필더들의 패스가 정교하고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또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미국을 4-0으로 무너뜨린 주역 라파엘 마르케스(당시 2골)의 파괴력과 빠른 발을 이용한 날카로운 측면 돌파도 경계대상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