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가 지난 14일 북한의 노동 혁명가인 적기가(赤旗歌)를 방송에 내보내 국민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미디어 포커스' 중 이라크 파병에 대한 정부의 보도 자제를 풍자한 애니메이션 배경음악으로 40초 가량 내보냈다고 한다.
사전심의에 걸러지지 않았고, 시청자 항의가 잇따르자 '음악 담당자의 실수와 제작진의 실책'이었다고 사과했다.
적기가가 어떤 음악인가. 항일투쟁 때 공산주의자들이, 해방 후 좌우익 대립 때 좌익들이, 휴전 후 북한 인민군들이 군가로 사용하는 음악이다.
이라크 파병 관련 보도에 이런 음악을 내보냈으니 우리 국군을 인민군대로 모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 사고가 우발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고를 방관 내지 방치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KBS는 5천명이 넘는 인력에 시청료 수입 5천억 원을 포함, 연간 1조 3천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가진 공영방송이다.
자기들 말마따나 국민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우리나라 영향력 1위의 매체다.
이런 KBS가 초보적 '방송 실수'를 저질렀다면 그것은 핑계고 변명일 뿐이다.
이번 사고를 실수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KBS는 그동안 정치적 편향성 시비를 벗어나지 못했다.
현 정권의 입장에 이끌려 선전기구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돼 있다.
정부와 KBS 내외에 넘쳐나는 친북 좌파적 성향이 사고의 원인(遠因)이었던 것으로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먹칠하고, 북한 방송을 흉내내는 이런 해괴한 소동을 유야무야 넘겨서는 안 된다.
담당자의 문책은 물론이고 KBS사장이 여기에 대한 포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이 위임한 언론권력을 특정집단이 사유물처럼 사용할 수 없도록 감시의 눈을 더욱 밝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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