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원벤치서 음료 마시고 잇따른 사망. 실신

공원 의자에 놓여진 유산균음료를 마신 노인들이 실신하거나 숨지는 사건이 2주새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지난 19일 오후 5시40분쯤 중구 달성동 달성공원 물개사육장 뒤편 한 의자에서 노숙자 전모(63)씨가 자리에 놓여진 모업체 유산균음료(65㎖) 3병을 마시고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2시간후 숨졌다고 23일 밝혔다.

또 지난 9일 오후에도 달성공원내에서 인근 무료급식소를 이용한 뒤 산책중에 곰사육사 뒤편 한 의자에 놓여진 유산균음료 3병을 각기 나눠마신 이모(78.여.동구 신서동) 할머니 등 3명이 마신 직후 복통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5일 오후에도 같은 공원내 시계탑 뒤 화장실 앞 의자에 놓여진 유산균 음료를 마신 김모(63.여.서구 비산동)씨도 비슷한 증세로 치료를 받은 것이 뒤늦게 확인된 것.

이와 관련, 지난 5일 음료를 마셨던 김모(63.여)씨는 "음료를 마시자마다 바로 배가 아팠으며, 아직까지도 몸 상태가 엉망이다"고 했으며, 9일 사고 피해자인 이모(78.여)씨의 아들도 "어머니가 음료를 시음한 뒤 바로 쓰러졌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경찰은 전씨가 병원에 후송되기 전 '음료 3병을 마셨다'는 말을 참고로 실신장소 주변에서 발견된 유산균음료 3병을 수거한 결과 이 가운데 음료병 2개에서 마시는 부분쪽에 인위적 흔적으로 보이는 주사바늘 크기의 구멍이 각각 1개씩 발견된 점을 주목, 누군가가 음료에 이물질을 섞었을 가능성을 두고 있다.

또 경찰은 피해자들이 모두 공원 내 야외의자에 놓여진 음료를 마신 뒤 바로 복통을 일으키며 실신한 점과 자리에 놓여진 음료가 5개들이 한 묶음인 상태에서 2, 3병씩만 남겨놓은 것 등이 유사한 것으로 미뤄 동일범에 의해 계획적으로 저지른 사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공원내 출입자, 음료업체를 상대로 한 불만자, 노숙자,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행 등 여러 방향으로 수사방향을 펼치기 위해 수사본부를 20일부터 꾸렸다.

한편, 경찰은 숨진 전씨를 지난 20일 부검했지만 독극물 등에 의한 사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혈액 및 위 잔존물을 보내 정밀검사 의뢰한 상태이며, 수거된 음료수 3병도 국과수에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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