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일월산 자락에 있는 영양은 문인이 많이 태어난 '문향의 고장'이다.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인 조지훈, 순수시인 오일도, 소설가 이문열 등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문학을 사랑하는 여행객들의 방문이 잦다.
일월면 주실마을에 가면 조지훈의 생가와 시비가 있고, 영양읍 감천마을에는 오일도 시인의 어린시절을 느껴볼 수 있으며, 청송과 이웃한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에 들르면 소설가 이문열의 문학이력을 되짚어볼 수 있다.
▲주실마을
영양읍에서 북쪽으로 승용차로 10여분 가면 일월면 주실마을이 나타난다.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진 산과 그 앞을 흐르는 개울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잡아 한눈에도 명당으로 보이는 마을이다. 한양 조씨 집성마을로 전통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
그 마을 한가운데에 조지훈 생가 호은종택이 있다. 솟을대문과 맞배지붕을 갖춘 ㅁ자형 전통한옥으로 전형적인 영남 북부지방 양반가의 기품을 갖춘 집이다. 생가와 조금 떨어진 곳에 지훈 선생이 수학한 월록서당과 옥천종택이 있다.
마을 들머리에는 '주곡마을 휴식처'가 있는데 수백년 된 느티나무들이 우거진 숲이다. 지훈 선생이 태어나 어릴적 시심을 키우던 곳이다. 그곳에 '빛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란 지훈 선생의 시가 새겨진 시비가 있다. 길 건너 숲에는 요절한 형 조동진의 시비도 함께 세워져 있다.
주실마을에는 '지훈문학관'이 건립되고 있다. 전통한옥 형태인 지훈문학관은 현재 전시실과 조경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5월 개관 예정인 이 문학관에는 지훈 선생의 성장기와 청록파시절 등의 활동, 그리고 육필원고와 가계연보 등이 함께 전시된다.
▲감천마을
영양읍에서 남쪽으로 10여분 내려가면 감천마을이 나온다. 낙안 오씨 집성마을이다. 마을 중앙에 자리잡은 오일도 생가는 44칸의 제법 큰 기와집으로 대문채를 가진 ㅁ자형 집이다. 현재 친척이 살고 있으며, 마당 한켠에 서 있는 굽은 향나무는 먼저 간 시인의 분신 같은 생각을 갖게 한다.
오일도 시비는 마을과 조금 떨어진 도로변 소공원에 세워져 있다. '저녁놀'이라는 시가 시비에 새겨져 있다. 생가 앞으로 흐르는 하천절벽에는 천연기념물 측백수림이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다.
▲두들마을
청송군 진보면과 이웃한 석보면 원리리 두들마을.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잡은 두들마을은 전통가옥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 마을은 한국문학의 거장 이문열의 고향으로서 그의 작품 '그해 겨울',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금시조', '황제를 위하여', '영웅시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변경' 등 많은 작품속 인물들의 삶의 역정이 펼쳐지는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생가 마당에는 200년 된 향나무 한 그루가 한 문인의 출세를 상징하듯 서 있다. 그 옆에 광산문학연구소가 있다. 광산문학연구소는 이문열이 문학도들이 문학창작과 연구.토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2001년 5월 문을 열었다. 연구공간으로 사용할 강당, 안채, 그리고 후학들이 오면 묵을 수 있는 사랑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정자가 예스럽다.
현재 연구소엔 글 쓰는 사람은 없고 박순연(69)할머니만이 집을 지키고 있어 사람 그림자가 그리워 보였다.
이 마을은 조선시대 때 광제원이 있었던 곳으로 석계 이시명 선생과 그의 후손들의 집성촌이다. 석계고택, 석천서당 등 전통가옥 30여채와 궁중요리를 쓴 정부인 안동장씨의 유적비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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