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가 15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데도, 시민들은 '설마 공무원들이…'하며 반신반의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전공노에 소속된 구·군청 직원들의 분위기를 보면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예상밖으로 하위직 공무원들의 열기가 상당히 높은 데다, 전공노 집행부가 1년 가까이 이번 싸움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거둔 파업기금이 전국적으로 85억원이고, 대구에만 5억3천만원에 달하는 것만 봐도 이들의 의지를 단적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공무원은 "단체행동권 쟁취는 물론이고 정년· 진급 등에 관한 7개 요구사항은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간절히 바라왔던 것"이라며 "지금까지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참고 지냈지만, 이제는 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위직 공무원들의 경우 위계질서가 분명한 공무원 조직의 폐단를 없애고 낮은 직급의 설움(?)을 털어내려는 분위기가 그 어느때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간부들이 부하직원에 대한 통제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는 점도 파업을 가능케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구·군청에서 시행중인 승진 다면평가에 노조 관계자가 참가하면서 중간직 공무원들의 진급을 좌지우지할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한 간부 공무원은 "요즘 노조에 찍히면 진급할 생각을 말아야 하고, 실제로 일부 구청에서 그 같은 사례가 여럿 있었다"면서 "심지어 중간직 공무원들이 노조가 주최하는 집회에 울며겨자먹기로 동원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파업이 일어나더라도 적지 않은 수의 이탈자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훨씬 우세하다. 정부가 강경 대응방침을 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 특유의 '보수성'이 발동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부터 대구의 8개 구·군청 노조가 준법투쟁의 일환으로 점심시간 휴무를 해왔지만, 4일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 발표 이후 달서·수성 등 4개의 구청이 예전과 같은 근무형태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결국 구·군청의 전체 직원이 참가하는 총파업보다는 일부 직원들만 참가하는 부분 파업으로 그칠 확률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여론의 부담을 의식한 전공노와 정부간에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공노와 정부의 힘겨루기에 이래저래 시민들의 불편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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