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이연경(19·디지털의료정보전기계열 1년·사진)양은 올해 2학기에 23학점이나 수강하고 있지만 목요일에는 느긋해진다.
오후 수업이 있지만 시내로 나가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그냥 집에서 쉬기도 한다.
'일어강독' 수업은 어디서나 편리한 때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양의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은 영진전문대가 일반대학 정규과목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e러닝(e-learning)'을 도입한 덕분이다.
교양영어, 일어강독, 경영의 이해, 컴퓨터 개론, 엑셀·파워포인트 등 패키지 실무 등 5개 교양과목이 YEL(Yeungjin Electronic learning, http://yel.ac.kr.) 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교양 2과목 정도는 e러닝으로 수강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이양은 "낯설고 어색한 데다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강의를 따라잡기가 쉽지는 않지만, 유명강사 강의를 현실감 높은 3차원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콘텐츠로 들을 수 있는 등 e러닝의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컴퓨터정보기술계열 오현석 교수는 "올해 수강 대상 인원의 97.6%가 e러닝 과목을 신청했다"면서 "향후 4일만 등교하고 하루는 집에서 공부하면서 자기개발의 기회를 갖는 4+1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이버대학을 제외할 경우, 아직 정규 교과과정에서 실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e러닝은 세계적 석학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처럼 머지않아 '지식정보화 사회의 키워드'로 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초·중등 교육부터 대학, 성인, 직업 교육 분야에 걸친 'e러닝 활성화를 통한 국가인적자원개발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교육인적자원부,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노동부가 참여하는 'e러닝정책협의회'와 교육부 내 'e러닝추진협의회'를 통해 내년 1월 세부실행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 3월까지 인적자원개발회의에서 최종 사업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대기업의 경우 e러닝을 활용한 재교육이 이미 일반화됐다.
삼성이 1996년, LG가 1998년, SK가 1999년에 사이버연수원을 개설했고, 삼성전자와 포스코는 전체 교육과정의 70~80%를 e러닝으로 대체하고 있다.
산자부 조사에 따르면 500인 이상 대기업의 35%가 e러닝을 실시하고 있고, 이중 76.2% 및 54.5%가 각각 '직무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교육훈련비가 절감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기업의 e러닝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취약한 편이다.
(주)TINC 조갑환 대표는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서 업체들을 대상으로 무상 사이버 교육을 하는 것을 제외하면, 지역기업의 e러닝은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지역기업들이 영세한 데다 재교육에 대한 인식마저 떨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e러닝 솔루션 개발업체인 (주)씨엔소프트 윤원권 대표는 "2000년 e러닝 붐이 인 적이 있지만 잠재적 시장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e러닝 벤처기업들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해 도산했다"면서 "이제야 진정한 e러닝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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