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한 주간지의 보도내용을 근거로 이철우(李哲禹·열린우리당) 의원의 북한 노동당 가입을 제기한 뒤 국회 국정조사까지 거론하자, 고개를 가로젓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 아직 목소리를 높이는 단계는 아니나 당 지도부의 대응이 마뜩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경북의 한 중진 의원은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국정조사를 언급하자 "웬 국조냐"고 반문했다.
그는 "법률적 판단이 이미 끝나고도 12년이 경과한 간첩단 사건을 국정조사하겠다는 데 말이 되느냐"고 했다.
"당 대책위를 구성, 자체 조사를 벌인 뒤 국민에게 공개하는 식이면 모를까 국조를 해 당시 판·검사를 국회에 세워놓겠다는 발상이 납득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율사 출신의 한 경북 의원도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명분이 (노동당 논란으로)다 날아가게 생겼다"며 "국조 주장은 좀 핀트가 어긋난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 고문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고문피해 신고처를 만들기로 한데 대해서도 "국조가 기름을 부은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또 영남 초선인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에게 의혹제기를 시킨 뒤 당이 뒷수습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구 한 초선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이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당 지도부와 운동권 출신 동료 의원들이 총출동, 전면전 태세로 나섰지만 한나라당은 주 의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고 당 지도부는 슬그머니 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도 "당의 중심축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믿을 만한 대여 전략을 지도부가 내놓고는 있는지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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