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중 삼국지' 허구와 진실 추적
'삼국지'는 소설이다. 정사(正史)가 아닌 문학작품이다. 중국의 역사학자들도 '30%는 허구'라고 말할 정도로 삼국지는 문학성이 많이 가미된 저술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동양권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삼국지를 정사인 것으로 믿어버린다.
김운회 동양대 교수의 '삼국지 바로 읽기'(1, 2권)는 삼국지의 원전인 '나관중 삼국지'에 담겨 있는 허구와 진실을 추적한 눈길을 끄는 저작이다. 수많은 사료와 해석으로, 그는 먼저 국내 유명 문인들의 무의미한 삼국지 번역경쟁에 일침을 가한다.
김 교수는 '나관중의 삼국지' 자체가 중국인의 입장과 세계관을 반영, 기술한 모순적인 부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을 아무리 고쳐 제대로 번역을 한다 해도 모두 대동소이한 내용이 되고 만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대인들에게 필독서나 처세술서로 읽히는 것을 경계한다.
이 책은 소설적인 시각이 아닌 인문'사회과학적 시각으로 새롭게 삼국지를 해석한다. '나관중 삼국지'에 대한 허와 실을 드러내어 '삼국지 신화'를 깨부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지적인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충효, 춘추사관, 대의명분 등으로 삼국지를 이해하는 관점에서 탈피해 삼국지 시대 각국의 지형과 농업생산력을 계산하고, 군주들을 그들이 펼친 경제정책과 외교정책의 관점에서 재평가하며, 기술수준과 병법 등 실증적인 자료들을 기반으로 삼국지의 전모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제갈량이 제대로 이긴 전쟁이 과연 한 번이라도 있었나', '지역 감정의 최대 피해자 동탁과 여포' '적벽대전의 엄청난 허구와 조작' 등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유창한 입담이 흥미진진한 소설 같다. 삼인 펴냄. 각 권 1만2천 원.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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