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린 政治실험 너무 오래 했다

여야의 리더들. 낙엽처럼 뒹굴고 있다. 정치권에는 해가 바뀌었으되 새해같지 않다. 지난연말, 정치판은 무법천지였다. '법은 상식의 최소한'이라는 사실에서 무법이다. 의회정치가, 상생의 저치가 사망했다. 그 결과 2004년 정치판의 결산은 경제의 침몰, 국민적 스트레스로 요약됐다. 그럼에도 그 어느 누구도, 노대통령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한 적 없이 해가 바뀐 것이다. 승복없는 정치판에서 천정배'이부영'김덕룡-애꿎은(?) 협상의 주역들만 사퇴 또는 사퇴압력을 받고있는 현국이다.

그러나 대표선수들이 바뀐다고 달라질게 없다는 것이 현 정치의 비극이다. 지난주 여야 '4인 대표협상'은 막아놓으면 터지고, 합의해 놓으면 뒤집는 위약(違約)과 항명의 연속이었다. '깽판정치'였다. 여야 주진들과 국회의장이 간신히 얼버무려 차려온 국보법 등 '4대 법안'합의의 밥상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강경파들은 교대로 발로 차버렸다.이쯤되면 그들의 리더십에 중상을 입힌 강경그룹의 비타협적 승부욕이 '정치후퇴'의 주법이라해도 틀리지 않는다. 이 점에선 특히 집권여당에 더 맣은 책임과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 마땅하다. "광기(狂氣)가 정치를 지배해선 안된다"는 여당내부의 자기고발은 실로 충격적이기까지 한 것이다. 대안(代案)없는 반대, 상대당이 뭔가를 내놓으면 받아치겠다는 '아웃복서'스타일의 한나라당에 대한 비난은 첨언(添言)에 불과할 따름이다.

여야가 강하게 부딪친 2004년의 정치가 완벽한 실피였다면 2005년의 정치엔 주연(主演)이 바뀌어야 한다. 천정배 한 두사람 바뀐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 바귀어야 한다. 리더들을 무용지물로 만든 여야 강경파 대산 온건파들이 주연배우로 등장하지 않으면 2005년은 2004년의 재판(再版)임이 눈에 보인다. 우린 정치실험을 너무 오래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