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자민당 위안부방송 외압 일상적"

일본 자민당 실력자들이 위안부문제를 다룬 NHK 특집프로그램에 외압을 행사해 방송내용이 변경된 사건과 관련, 당시 프로그램 제작 책임자가 13일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개입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해당 프로그램 담당 데스크였던 나가이 사도루(長井曉·42) 현 교육프로그램센터 책임프로듀서(CP)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가의 압력으로 프로그램 내용이 수정됐으며 NHK는 정치개입을 허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와 같은 노골적 정치개입은 드문 경우지만 에비사와 가쓰지(海老澤勝二) 회장체제가 된 후 정치개입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문제도 에비사와 회장은 보고를 받고 양해했을 것이 틀림없다"면서 "직원 비리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이며 회장과 임원 모두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부비리를 폭로하기 위해 NHK 현직 직원이 공개 기자회견을 갖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나가이 CP는 내부 고발창구에 조사를 요구한 지 1개월이 지났는데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공개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고 밝히고 "(공개회견을 함으로써) 불이익을 받을지 모르지만 4년간 고민한 끝에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나가이 CP는 작년 12월 NHK 내부고발창구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특집 프로그램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간사장 대리와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현 경제산업상 등 정치권의 압력으로 내용이 변경돼 방송됐다며 조사를 요구했다.

나가이 CP에 따르면 나카가와 경제산업상과 아베 간사장 대리가 당시 '내용이 편향됐다'며 수정을 요구해 결국 데스크를 비롯한 현장 직원 전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군인의 강간과 위안부제도는 '인도에 어긋나는 죄'이며 '천황에게 책임이 있다'는 민중법정의 결론을 대폭 줄여 방송했다.

나가이 CP의 기자회견에 대해 NHK 홍보실 측은 "당시 NHK 담당자가 여러 국회의원에게 NHK의 사업내용을 설명하는 가운데 해당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것은 사실이나 그 때문에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공평성이 저해된 일은 없다"고 밝혔다.

(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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