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피해자 개인보상 책임' 과연 소멸됐나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의 보상 청구권리는 과연 소멸된 것일까.

일본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개인보상 문제는 법적으로 이미 해결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는 데 대해 국내 학자들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개인보상을 청구할 권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법학자인 백충현(66)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일부 공개된 한일 청구권 협정 관련 문건을 통해 두 나라 정부가 식민지배에 따른 개인의 피해보상 청구권을 소멸시킨 사실이 밝혀진 데 대해 "개인의 (피해보상 청구) 권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식민지배에 대한 책임과 보상을 방기한 일본 정부는 결코 과거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우리 정부 또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는 커녕 그것을 박탈하려 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크므로 두 나라 정부를 상대로 한 개인청구권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당시'경협자금'을 제공하면서 일본정부는 한국의 독립축하금이니, 경제협력을 위한 것이니 하는 그럴 듯한 명목으로 포장했으나 (식민지배에 대한 책임이 없다면) 그렇다면 왜 (일본정부는 경협자금을) 제공했겠느냐"고 반문했다.

부산대 법학과 김창록 교수도 "일본 정부는 협정 체결 당시 지원한 자금은 경제협력자금으로'개인청구권'소멸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고 주장했고 청구권 소멸을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상책임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특히 "지금까지 공개된 문서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한일 양국이 협정체결 시 개인청구권을 완전히 소멸시키기로 명확히 합의를 했을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한일양국 사이에'청구권 소멸'에 대해 명확한 합의를 했다면 일본정부가 법적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질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본 정부가 한일협정에 여러'주변적인 장치'를 마련, 보상청구권이 있더라도 이를 주장할 수 없다는 식의 구도를 만들어 현실적으로 권리행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변적인 장치'로'(개인 청구권이) 최종적으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내용의 협정 2항과'(한국측은) 앞으로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다'는 합의 의사록이 그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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