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바람과

물들이 잘 사귀어

단짝되더니

마침내

한 몸이 되어

반짝 반짝 반짝거리면서

끝없이 흘러가 닿는

그 어디쯤에

다시금 이어지고 이어지면서

여울지는 물빛이여

그 영원.

박주일 '물빛 그 영원'

선생님의 아홉번째 시집명 '물빛 그 영원'은 미당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후, 그 추억을 더듬는데서 연유해 지었다고 하신다.

형님 아우 하시며 변산반도에서는 개구리수영도 즐겼으며 시도 주고받고, 대화는 물빛에 대해 많이 나누었다고 하신다.

이 시 또한 '다시금 이어지고 이어지면서 여울지는 물빛이 영원'에 가 닿는, 시인의 애틋한 인생에 대한 꿈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미당 선생님의 '내 영원은' '가다가다 /후미진 굴헝이 있어,/소학교 때 내 여선생님의/ 키만큼한 굴헝이 있어/내려가선 혼자 호젓이 앉아 /이마에 솟은 땀도 들이는// 물빛 /라일락의/ 빛과 향의 길이로라/ 내 영원은' 대략 이런 내용이다.

박정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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