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수필 강세' 이유 있었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대구에 수필 인구가 크게 늘어났다.

전국의 어느 지방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수필문학 붐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역 문단에서는 수필이 시와 소설에 비해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학장르인 데다 인터넷 문화 확산에 따른 표현욕구 증가의 한 문학적 반영이라고 분석한다.

인터넷상으로 글을 주고 받는 일들이 늘어남에 따라 문학적인 표현의 필요성이 수필문학의 저변 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 시민들의 전반적인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문화적인 수요 증가가 문학적으로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수필 인구 증대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의 신변잡기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보려는 인구층이 두터워지면서 최근 몇 년간 수필문학강좌를 찾는 문학지망생도 급증했고, 수필 동인지 수도 3개로 늘어났다.

현재 대구에서 발행되고 있는 수필동인지는 '영남수필'과 '대구수필', '수필사랑' 등 3가지. 1960년 후반대에 창간된 영남수필문학회(회장 이재호) 동인지 '영남수필'은 지난해 말 36집을 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녔다.

우리나라 최초로 수필문학회를 창립할 당시 앳된 청년이었던 다수의 회원들은 이제 머리가 희끗희끗한 원로문인으로 성숙했다.

견일영·공진영·구활·김규련·남영숙·박노익·신재기·이동민·이원성·이은재·정휘창·조낭희·허창옥씨 등 문단경력이 오랜 회원들이 농익은 작품활동을 보이고 있다.

영남수필문학회는 지난해 11월 회원과 문인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남수필 36집 출판기념회를 열고 신인상(최명숙·석민자) 시상식도 가졌다.

1980년대 초 창간된 대구수필문학회(회장 최시호)의 동인지 '대구수필'도 지난해 말 40여 명의 회원과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3집 출판기념회 및 대구수필문학상(수상자 배부성) 시상식을 가졌다.

2001년 창간된 수필사랑문학회(회장 신혁식) 동인지 '수필사랑'은 최근의 수필문학 저변확대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수필사랑은 이번 제6집부터 그동안 회원의 작품명으로 붙였던 동인지 제명을 '수필사랑'으로 고정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성구·신노우·김영숙·임정희·이미경 등 편집위원들은 "향기 나는 수필의 숲에서 어깨동무하고 동행할 문우가 많아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며 "다가오는 봄에는 더 여문 글꽃씨를 심고 가꿀 것"임을 약속했다.

수필사랑은 주로 40, 50대 연령층의 회원이 70명에 이르며 지난해에 대구·경북 수필문학세미나도 개최했다.

이 동인들은 수필가 홍억선씨가 지도하는 수필창작반인 '대구수필아카데미' 수료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6개월 과정(3월, 9월 개강)의 이 강좌는 한 기별 30명 가량을 모집하는데 지난 6년간 300명에 달하는 예비 수필가들을 배출했을 정도이다.

경일대 신재기 교수(미디어문학과)가 지도하는 '대구수필문예대학'도 2003년 개강 이래 70여 명의 수료생들을 배출한 가운데 일부 사람들은 등단시까지 재수강을 신청하는 등 비교적 알찬 운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곽흥렬씨가 진행하는 MBC 문화강좌를 비롯한 각 도서관의 수필창작지도반 등도 늘어나고 있어 수필인구의 확산을 이끌고 있다.

또 대구에서 발행되는 계간 수필전문지 '수필세계'도 지방에서는 전주의 '수필과 비평'에 이은 두 번째의 전국 문예지로 대구의 수필강세를 대변하고 있다.

수필세계 홍억선 주간은 "수필이 문학이 되기 위해서는 체험, 일기, 기행, 수기 등을 문학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필이 문학의 한 장르로 오롯이 자리하기 위해서 외형적으로는 시·소설과 변별되는 독특한 문학형식을 구축하고, 내적으로는 신변잡기를 탈피할 수 있는 문학적인 상상력을 가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장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 현대, 롯데 등 유통 3사가 대구경북 지역에 대형 아울렛 매장을 잇따라 개장할 예정으로, 롯데쇼핑의 '타임빌라스 수성점'이 2027년,...
대구 지역 대학들이 정부의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에 따라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