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그 해엔 눈이 많이 나리었다.

나이 어린

소년은 초가집에서 살고 있었다.

스와니강이랑 요단강이랑 어드메 있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었다.

눈이 많이 나려 쌓이었다.

바람이 일면 심심하여지면 먼 고장만을

생각하게 되었던 눈더미 눈더미 앞으로

한 사람이 그림처럼 앞질러 갔다.

김종삼 '스와니강이랑 요단강이랑'

'十二音階'라는 그의 시집 표지에는 꿈 같은 연분홍과 연두색을 바탕으로 하여 낙서같이 자줏빛으로 동그라미 번져나간 그림이 있다.

시는 예술을 지향한다든가, 여백을 지향한다든가, 그의 시 구절처럼 '내용 없는 아름다움'이라든가, 그런 말을 은연 중에 들려주는 것 같다.

내 유년시절이 떠오른다.

나도 어릴 때 심심해지면 눈사람이라든가, 먼 도시라든가, 크리스마스 카드 같은 것을 생각하며 물감을 내놓고, 그 옆에 물을 떠놓고, 크레파스를 또 꺼내놓고, 꽃밭에 나가 많은 꽃들과 이파리까지 따와 아무렇게나 짓이겨 문지르며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렇게 그리움을 키웠다 할까? 순결을 지향했다 할까? 박정남 (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발언에 대해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의견을 요청하며 토론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한동훈 전 국민...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비보이 신화로 불리는 댄서 팝핀현준이 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임하며 사과했다. 방송인 박나래는 전 매니저의 주장에 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