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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맛보기-(2)20년 후 중국과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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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중국어 못하는 젊은이 절망할 것'

많은 이들이 중국에 대해 미국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말하고 있지만, 중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의식은 영어와 비교조차 하기 힘들다. 영어가 현재 꼭 필요한 언어이고 미래에도 마찬가지인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적어도 지금부터 10년 내로 중국어가 세계 공용어로 경제, 문화, 인터넷 등 각종 분야에서 영어와 어깨를 나란히할 것이라는 사실도 부인하기 힘들다.

글머리에 언급한 '중국어 못하는 젊은이 20~30년 후 절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전 총리가 자국의 학생들에게 중국어 학습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나온 것이다. 또한, 캐나다 최고의 엘리트 신문으로 평가받는 글로브 앤 메일(Glove & Mail)은 중국 관련 특집 보도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경고 기사를 냈다고 한다.

"독자들이여, 지금 여기 쓰여 있는 글자(중국어)를 읽지 못한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기 바란다. 일생에 몇 번 올까 말까한 세기적인 지각 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뒤에 처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자존심 강한 캐나다의 유력 언론에서 이와 같이 한 나라에 초점을 두고 초대형 특집을 꾸민 일이나 그 내용이 경고성 기사인 점은 지금까지 그 유례를 찾기가 힘들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몇 세대만 거슬러 올라가도, 우리나라는 중국의 '허락'을 받지 못하면, 우리 스스로 임금을 등극시킬 수가 없었다. 즉, 중국에 대해 신하의 나라로서 간주되었으며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중국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었다. 앞으로 그와 같은 일은 없겠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동북아의 새로운 세력권이 형성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제조업을 '접수'하였고, 한국이 우위에 있는 몇 개 안 남은 '첨단 분야'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의 중국은 더 이상 한국을 '경쟁 상대'로 여기지 않는 듯하다. 한 외교관은 "중국이 요즘 한국을 과거처럼 변방의 한 성(省) 정도로 간주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 섬뜩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우리 스스로가 세계의 변화에 준비하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는 '동북아 허브'가 아니라 '중국 경제의 일개 변방'으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상-20년 후 우리는

중국은 앞으로의 국제 및 한국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한 번 해볼 수 있다. 20년 후 우리의 삶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서기 2020년 서울의 한 중산층 가정. 저녁 식사는 꼭 가족들과 같이 먹고자 하는 김 과장의 집안 규칙으로 가족들이 식탁에 모여 않아서 식사를 하며, 하루 일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김 과장: 오늘 오전에 각 지역 담당자들 회의가 베이징에서 있었어. 회의를 마치고 오후에는 상하이 지역 매장의 매출이 부진하다고 해서 영업점들을 다녔지. 상하이 지역은 교통망이 잘 돼 있어서 오늘은 일찍 퇴근할 수 있었어.

부인: 오늘 9시에 집에서 나갔잖아요. 베이징 회의에 늦지 않았어요?

김 과장: 이번에 새로 개통된 특급열차로 서울에서 베이징까지 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거든. 참! 다음 달에 상하이에서 요양 중이신 어머님 찾아뵈러 갈 때 특급열차를 타고 가면, 당일에 갔다가 돌아올 수 있을 거야.

부인: 큰일이에요. 요즘 마림이 요 녀석이 공부를 통 안 해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방안에 틀어박혀 오락만 하고 있으니. 어휴!

김 과장: 마림아, 다른 건 몰라도 중국어 공부는 소홀히 하면 안 된단다. 네가 좋아하는 게임, 한창 뜨고 있는 노래, 모두 다 중국어로 되어 있지 않니, 다른 건 몰라도 중국어는 열심히 공부해야지.

아들(마림): 네, 내일부터 열심히 할게요.

상당히 과장한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 중국과 중국어는 우리 사회와 일상 생활에 자연스럽게 포함돼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내면에는 한국에서 비교적 싼 임금을 받으며 가사일이나 식당일을 하는 중국 교포들을 생각하면서, 중국을 '한 수 아래'쯤으로 보고 싶어 하는 생각이 있다. 이제는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고쳐야 하며, 아울러 현재의 사회와 앞으로 다가올 현상에 관해 명확히 인식을 하여,적극적인 자세로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에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주환(라이라이중국어 팀장)

사진: 머지않은 장래에 중국어가 영어 못지 않게 중요한 세계 공용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사진은 중국어 학원의 수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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