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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범경기 마감…롯데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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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꼴찌팀 롯데의 거센 돌풍과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의 동반 부진.'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점검하는 시험 무대인 시범경기에서 8개 구단 전력 판도의 대체적인 윤곽이 그려졌다.

지난 12일 개막돼 팀당 9∼14경기를 소화한 이번 시범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 최하위에서 허덕였던 롯데의 도약.

롯데는 시범 12경기에서 승률 0.700(7승3패2무)을 기록, 4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2위 기아(6승3패)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3위 삼성(7승4패1무)을 각각 0.5게임차로 따돌리고 지난 2000년 이후 5년 만에 시범경기 정상에 올랐다.

전력을 탐색하는 시범경기 순위가 정규시즌에 그대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롯데가 여세를 몰아 탈꼴찌 염원을 이룰 것이라는 조심스런 기대를 낳고 있다.

시범경기 '롯데 돌풍'의 진원지는 몰라보게 달라진 마운드.

지난해 팀 방어율 4위(4.22)에도 8개 구단 최약체의 빈약한 팀 타선(타율 0.252) 때문에 꼴찌로 시즌을 마감했던 롯데는 시범경기 팀 방어율이 유일한 2점대(2.17)를 기록하는 '투수왕국'을 구축했다.

에이스 손민한이 3경기에 선발등판, 12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은 완벽투를 뽐냈고 선발 주축을 이룰 이용훈(13이닝 3실점), 주형광(8이닝 1실점), 장원준(9이닝 3실점)의 짠물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마무리 노장진은 6경기에 나서 6⅓이닝 동안 무실점 쾌투로 '방어율 0'의 행진을 하며 4세이브를 기록, 철벽 소방수 위용을 뽐냈다.

타선도 팀 타율이 5위(0.220)였지만 적은 안타로도 득점하는 경제적 야구로 상대 마운드를 괴롭혔고 단 4개만의 실책을 범하는 그물망 수비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거포' 심정수(4년간 최대 60억원)와 '민완 유격수' 박진만(4년 39억원), 지난해 구원왕(36세이브) 임창용(2년 18억원), 베테랑 3루수 김한수(4년 28억원) 등 4명을 싹쓸이했던 삼성은 성적표상으로는 강력한 우승 후보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평가다.

심정수가 한 경기 3홈런의 괴력을 뽐내며 타율 0.343으로 제몫을 했지만 박진만은 부상에 발목잡혀 시범경기 출장을 포기, 전력 누수를 드러냈다.

또 삼성의 용병투수 '듀오' 루더 해크먼과 마틴 바르가스도 방어율 2.51과 4.42에 그쳐 사령탑으로 승격된 선동열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기에는 부족했다.

다만 FA 계약 철회 파동을 일으킨 뒤 친정팀에 복귀, 선발 전환을 꾀하는 임창용이 4경기(9⅔이닝)에서 무실점 호투로 합격점을 받은 건 위안거리였다.

지난해 챔피언 현대 역시 최고의 슬러거로 이름을 날렸던 클리프 브룸바와 FA 이적생 심정수, 박진만의 공백을 절감하며 시범경기 5위에 랭크됐다.

마이클 캘러웨이가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방어율 1.00으로 합격점을 받았지만 슬러거 기대를 모았던 래리 서튼이 타율 0.158의 빈타에 허덕여 팀 타율 7위(0.214)로 내려앉는 등 전체적으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반면 기아와 한화의 약진은 시범경기의 화제거리.

지난해 간신히 4강권에 턱걸이했던 기아는 이종범이 타격 수위(타율 0.458)에 오르는 맹타를 휘둘렀고 마운드 힘도 다른 구단에 떨어지지 않아 시범경기 2위로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엿보였다.

이와 함께 지난해 8위로 부진했던 한화도 홈런 공동 1위(4개)와 타점(11타점).득점(11득점).최다안타(17개) 등 각 1위와 타격 2위(타율 0.405)의 불꽃 활약을 펼친 '준비된 거포' 김태균을 앞세워 팀 타율 1위(0.297)의 다이너마이트 화력을 과시, 4강권 복귀 기대를 부풀렸다.

이와 달리 서울팀 두산과 LG는 약속이나 한 듯 초라한 성적표에 고개를 숙였다.

병역 비리 태풍에 큰 상처를 입은 두산은 '슈퍼루키' 투수 김명제가 2차례 선발등판에서 방어율 1.80의 위력투로 합격점을 받았지만 투.타 모두 허약함을 드러내며 시범경기 최하위(2승9패2무) 수모를 당했다.

또 LG도 용병타자 루벤 마테오가 홈런 4방을 터뜨리며 슬러거 자질을 선보였음에도 방어율 최하위(4.19)의 불안한 마운드 때문에 올 시즌 전망을 우울하게 했다.

또 지난해 5위로 4강 진출에 실패한 SK는 선발 주축인 이승호와 엄정욱이 어깨 부상으로 제외되는 악재 속에 FA 강타자 김재현(4년 20억6천만원)이 타율 0.154의 무거운 방망이를 돌려 시범경기를 6위로 마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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