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는 충주호의 제천 쪽에 있는 호수다. 충주에선 충주호로, 제천에선 청풍호로 부르는 셈이다. 청풍호의 호숫길은 국내에서 첫손 꼽히는 내륙지역 드라이브길. 오른쪽으로는 봄을 맞아 한창 비취빛이 도는 호수가 따라다니고 왼쪽으론 월악'금수산의 영봉들이 눈가를 벗어나지 않는다. 바위산 절벽 틈새로 꽃잎을 틔운 분홍진달래와 호수의 물빛이 이뤄내는 색깔의 조화도 아름답다. 한나절 이 길을 지나다보면 어느새 봄은 가슴 속까지 스며든다.
하지만 하루 만에 청풍호를 다 돌아보기는 무리. 남제천IC-청풍문화재단지까지의 코스가 무난하다. 중간중간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을 다 봐야하기 때문이다. 남제천IC에서 단양까지 내달린 뒤 단양IC를 거쳐 돌아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4월 16, 17일은 이 지역에서 벚꽃축제가 열려 혼잡하다.
남제천IC에서 나와 82번 도로를 타고 금성면으로 향한다. 호반길이 막 시작할 즈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곳은 금월봉. 규모는 작지만 삐죽삐죽 솟은 거대한 바위는 금강산을 닮았다. 금월봉 뒤쪽과 옆에는 아직 바위를 발굴 중인지 공사가림판을 해둔 상태다. 제천시에서는 리조트를 짓는 등 유명관광지로 만들 참인 모양. 때문에 금월봉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 어렵다.
금월봉을 지나면 드라마 '태조왕건' 해상촬영장이다. 도로를 따라가다 보이는 호숫가에 띄워진 배와 나루터만 보고 실망하기는 이르다. 볼거리는 언덕 너머 숨어 있는 실물 같은 초가마을과 성이다.
조금만 더 가면 왼쪽이 무암계곡이다. 무암사와 장군바위, 애바위 등 유명바위와 SBS 촬영장이 있다. 이곳에서도 정작 볼거리는 실물과 흡사한 대형 남근석이다. 무암사 오른쪽으로 30여 분 험한 산을 올라야 한다. 아들을 기원하는 여인네들이 많이 찾는다.
다시 국민연금 청풍리조트를 지나면 바로 만남의 광장이다. 광장 아래쪽은 국내 최대 높이(62m)의 번지점프대와 각종 레포츠시설이 있는 청풍랜드. 짜릿한 스릴과 쾌감을 원한다면 이젝션시트 등 도전해볼 만한 놀이시설도 있다. 이곳서 보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시설이 호수에 떠 있다. 동양최대라는 수경분수 쇼(1회 20분 공연)를 위한 장치다. 이 분수는 올해 3월 19일부터 작동해 11월 3일까지 정기적으로 물을 뿜는다(주말에는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 오후 3시, 오후 5시, 오후 8시30분 등 5회). 야간 분수쇼가 환상이라지만 볼 수 없어 아쉽다.
청풍대교를 건너면 수몰지역 옛집들을 옮겨놓은 청풍문화재단지가 나온다. 수몰 동네와 관아, 향교 등을 재현해뒀다. 단지 안에는 한벽루와 청풍석조여래입상 등 보물 2점과 지방유형문화재 등과 망월산성이 있다. 망월산 정상의 팔각정에 오르면 청풍호와 이를 둘러싼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문화재단지 뒤편에는 SBS TV드라마 '대망' 촬영장이다.
청풍대교를 돌아나와 단양쪽으로 우회전해 장회나루까지 가는 길도 괜찮다. 특히 왼쪽 산속에 별장처럼 꾸민 클럽 ES콘도와 정방사도 들러볼 만하다. 별장 하나 장만했으면 하는 곳에 자리잡은 ES콘도는 산기슭에 그림 같은 풍경으로 들어앉았다. 정방사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있어 사진발이 잘 받는다.
상천리는 농촌체험마을로 꾸며져 있다. 숯불가마가 인기 있다. 숯과 관련된 생활용품들도 많이 판매한다. 이곳을 지나 옥순대교 위에서 잠시 차를 멈춘다. 지나는 차가 없어 다행이다. 단양팔경 중의 하나인 옥순봉이 바로 눈앞이고 멀리 구담봉도 보인다. 호수와 양편 기암절벽이 이루는 풍경이 장난 아니다. 다리를 건너면 36번 국도. 왼쪽으로 조금 더 가면 장회나루이고 오른쪽은 수산을 거쳐 다시 청풍대교와 이어진다.
◇드라이브코스
대구-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82번도로 따라 금성면-금월봉-태조왕건 촬영장-무암계곡 입구-국민연금 청풍리조트-청풍랜드-청풍대교-청풍문화재단지-청풍대교-클럽ES 콘도-정방사-상천리-옥순대교-36번도로 따라 장회나루-단양IC-대구.
◇유람선
청풍문화재단지 입구에 있는 청풍나루에서 단양 장회나루까지 유람선이 하루 6회 왕복(25㎞) 운항된다. 유람선은 쾌속선과 464인승 3층 대형선 두가지 종류. 쾌속선은 왕복 1시간, 대형선은 1시간30분이 걸린다. 왕복요금 어른 9천 원, 어린이 4천500원. 운항시간 문의 043)647-4566. www.chungjuho.com.
◇맛집
무암계곡 쪽에 식당이 많다. '금수산송어장가든'(043-652-8833)의 송어비빔회가 향토음식으로 별미다. 싸고 맛있는 집을 고른다면 청풍문화재단지가 있는 청풍면소재지에 가면 된다. 청풍대교를 지나 직진하면 청풍면사무소가 있고 면사무소 앞쪽으로 20여m 들어가면 '장평가든'(043-647-0151)이 나온다. 뚝불백반 1인분 6천 원. 뚝배기 찌개에다 돼지고기 볶음이 함께 차려진다. 더덕 등 산채반찬이 깔끔하고 쌈이 함께 제공된다.
글·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사진·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사진: 청풍호가 감싸고 있는 청풍문화재단지. 보물로 지정된 한벽루와 금병헌 등 건물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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