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네티즌의 소리-도서정가제

"일단 부풀려진 책값 거품부터 빼자"

출판계의 오랜 논란이었던 출판 및 인쇄진흥법(도서정가제)이 수술대에 오른다

완전 도서정가제 도입을 위한 '출판 및 인쇄진흥법' 개정안이 우상호 의원(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의 발의로 이달 중으로 국회 상임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도서정가제는 서적을 할인판매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책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 2003년 2월 도입돼 2007년까지 시행되는 한시법이다.

인터넷 서점 업계에서는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도서정가제 반대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터넷쇼핑몰인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는 14일 오전 현재 4만3천667명이 반대서명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특히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는 네티즌들에게 바로 이어졌다.

'완전 도서정가제'에 대한 의견을 물은 네이버의 설문에 참여한 네티즌(4천308명) 중 89.72%(3천865명)가 '소비자 권리침해'라며 이 제도의 도입에 반대했다.

'온·오프라인 형평성 저해'라며 도입에 찬성한 의견은 9.22%(397명)에 불과했다(잘 모르겠다 1.07%).

반면 일반서점업계는 과당할인 경쟁으로 도산위기에 처한 출판업체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이 제도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할인경쟁이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할인을 염두에 두고 책값을 올리는 거품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할인은 장기적으론 도움 안돼

소비자 입장에서야 그저 싸고 공짜로 주면 좋다.

하지만 선진국으로 가야할 우리가 그저 이런 식으로 해야 되는지도 의문이다.

불법복제, 가짜상품, 할인경쟁 등등. 일시적으로 소비자는 싸서 좋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출판업을 비롯한 산업의 도태를 가져와 경제가 약화되고 그 부작용은 결국 소비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소비자도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해야 한다.

생산과 소비는 하나이지 결코 둘이 아니다.

(bearsangil)

▒할인 염두 두고 가격책정할 것

도서정가제는 서점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너져 가는 우리 출판계를 바로 세워서 우리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도서정가제가 무너지면 교양서적, 전문서적의 출판이 현저히 줄어든다.

반면 제작비용이 적게 드는 재미 위주의 저급도서가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새로 출판되는 서적의 가격은 할인판매를 염두에 둔 가격책정으로 그게 그것이 되며, 종합적으로 피해는 소비자가 지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kyeungin, xelsham)

▒정가제 하고 가격도 내리자

일단 찬성이다.

하지만 책값도 조금 내렸으면 한다.

물론 그동안의 원가 상승요인도 생각해야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웬만큼 볼 만한 책 좀 사려면 몇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시리즈로 나온 책 사서 보려면 등골이 휜다.

하지만 할인을 하면 할수록 책값은 할인율 생각해서 더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 아닌가. 그렇다면 아예 정가제를 하고 대신 그동안 부풀려졌던 책값에 대한 거품을 빼자. 그럼 소비자들도 이해할 것이다.

(nerwana)

▒일반서점도 변화에 적응해야

문화의 원천은 출판업계에서 나오는 게 아니고 작가들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힘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국민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 아닌가? 책값 비싸게 만들어서 책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그게 미래의 문화산업을 위한 일인가? 세상은 바뀌고 있는데 억지로 기존기득권을 보장한다면 새로운 시도나 발전은 없을 것이다.

판단은 최종소비자가 한다.

변화에 적응하는 길이 살 길이다.

(nagaragu2000, pcx1979)

▒왜 도서에만 정가제인가

할인금지를 하려면 일반 상품에도 같이 적용해야 한다.

일반 할인 마트는 방조하고, 도서에 한해서만 법을 적용한다면 그건 형평성에 어긋난다.

소매업, 일반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한 조치라면 도서에 한해서가 아니라 다른 여러 업종에 대해서도 같이 적용해 주길 바란다.

시장경쟁논리와 그에 대한 부의 편중을 막는 정부의 규제는 균형을 맞춰서 조화있게 추진해 가야 한다.

도서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정가제는 너무 속보이는 모양새다.

(lovepeace77)

▒소비자가 제일 먼저 피해

소비자의 이득도 고려해야 된다.

정가제로 제일 먼저 피해를 보는 건 책을 사보는 소비자다.

정가제를 시작하면 또다시 대여점이나 인터넷으로 보는 서적이나 p2p 공유가 더욱 만연할 것이다.

정말 다른 대책은 없는지 다시 한번 고심해 줬으면 한다.

힘든 세상에 책까지 정가로만 사라고 하면 소비자들은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도서정가제로 인해서 소규모서점이 많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도리어 대형서점의 부피와 독점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espoir36, dddaji)

정리·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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